사회 사회일반

움츠린 與 "홀로서기 버겁네"

MB, 집권 후반기 당청관계서 우위 여전<br>친이 vs 친박 한 목소리 못내<br>"현 구도 오래 못갈것" 지적도


한나라당은 이명박 대통령을 떠나 홀로 설 수 있을까. 임기 말을 맞는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임기 초와 같은 단단한 상하관계를 맺고 있다. 과거 정부와는 분명히 다르다. 5년 단임인 대통령제에서 통상 여당은 집권 후반기에 들면 국민을 명분으로 청와대와 결별하곤 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당 우위 역할론이 불거지다가도 대통령의 노기가 전해지면 원점으로 돌아온다.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 사퇴를 청와대에 '통보'했던 당 대표는 사흘 만에 대통령을 만나 사과했다. 정부와 청와대가 추진하는 정책에 민심이 빠지면 제동을 걸어야 할 정책위는 제 목소리가 없다는 내부 비판을 듣고 있다. 26일 접촉한 여야 중진의원들과 전문가들은 청와대와 여당 모두에서 원인을 찾았다. '여의도식 정치'에 부정적인 대통령, 그런 대통령이 압도적 표차로 당선된 사실이 이 같은 결과를 낳았다는 분석이다. 대통령보다 낮은 지지도를 보이는 여당이 계파 갈등으로 한목소리를 내지 못한 상황도 이유라는 해석이 나온다. 더 나아가 현재 당청 결속은 개헌론을 고리로 대통령과 친이계가 '박근혜'라는 차기 대권주자를 견제하기 위한 임시방편이라는 진단도 등장한다. ◇MB, 당당한 이유=민주화 이후 직선제로 등장한 모든 정부는 임기 말 여당과 마찰을 빚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김영삼이라는 차기 주자의 존재를 이기지 못한 채 차기 대선을 3개월여 앞두고 민자당을 탈당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도 이회창 총재를 총리로 발탁했다가 낙마시킨 지난 1994년 이후 다소 일찍부터 레임덕에 시달렸다가 여당을 나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차기 주자로부터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웠으나 그가 추동한 개혁입법을 여당이 비토하자 탈당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임기 말까지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 여당을 나와 당을 만들었을 정도다. 이에 비해 이명박 정부는 여전히 대통령의 목소리가 여당보다 강하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의 한 5선 의원은 "김대중ㆍ노무현 정부 때는 임기 후반에 들면 여당이 차기 총선을 의식해 청와대와 거리를 뒀는데 이 정부는 다르다"면서 "대통령이 의회정치에 부정적인데다 571만표라는 역대 최다득표로 당선됐다는 자신감을 깔고 여당을 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나라당 친이계 중진인 이윤성 의원은 "대통령 지지율이 당보다 높은데다 삼호 주얼리호 선원 구조 성공과 남북군사대화 재개 등 쉴틈없이 국면을 전환하고 있다"면서 "당이 청와대와 결속하지 않으면 차기 총선을 승리로 이끌 매개체가 없다"고 말했다. 4선의 한 의원은 "안상수 당 대표가 일반국민이나 당 내에서 지지세가 없어 청와대만 바라보니 통제를 받는 것 아니겠느냐"고 꼬집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통령과 친이계의 결속은 박 전 당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정치적 생명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이를 막자는 이해관계가 맞아 손을 잡은 것"이라고 원인을 밝혔다. ◇레임덕, 언제까지 미뤄질까=청와대가 레임덕을 미루며 당을 이끌어가는 구도가 언제까지 갈지에 대한 예측은 회의적이다. 이윤성 의원은 "야당에서보다 개헌론 등 여당 내에서 결속이 약화할 변수가 많아 걱정"이라고 말했고 홍준표 의원은 "개헌론을 추동하면 레임덕이 더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나라당의 한 중진의원은 "청와대가 여당을 통해 민심을 듣는 시스템이 없어 어느 순간이 되면 친이계부터 떨어져 나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실제 수도권 친이계 초선의원들을 중심으로 차기 총선을 위해 청와대와 선을 그어야 한다는 여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신 교수는 "이 대통령과 친이계가 결속해도 여권에 박근혜 대항마를 확실하게 세우지 못하면 레임덕은 피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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