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출퇴근 지옥철 9호선 "내년이 더 겁난다"

5개역 추가 개통 앞두고 정부-서울시 수요차량 이견<br>내년 필요한 열차 증차 못해<br>혼잡도 최대 250% 넘어설 땐 호흡곤란 등 안전사고 우려 커져


내년 3월 5개역이 추가 개통돼 승객증가가 예상되는 서울 지하철 9호선이 차량 증차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출·퇴근대 지하철 혼잡이 최악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도 출·퇴근 피크타임때는 지하철 한칸에 380명이 구겨져서 탈 정도로 콩나물 시루를 방불케 하는 상황인데 운행 역은 늘어나고 증차는 안돼 승객불편이 가중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이 시간대 지하철을 이용하는 노약자나 임산부, 어린이 등은 정원초과로 인한 안전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서울지하철9호선과 서울시에 따르면 9호선 운행역 추가에 따른 증차예산이 필요하지만, 정부(기획재정부)와 서울시가 수요 차량에 대한 이견과 예산 분담을 놓고 지루한 싸움만 반복하다 내년 예산 편성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9호선의 내년 증차 예산은 전무한 실정이다.

문제는 9호선의 경우 내년 3월이후 5개 역이 추가되면서 지하철 이용 승객이 급증할 것이라는 점이다. 김상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 혼잡도 상위 10개 구간 가운데 1~4위가 모두 지하철 9호선이 차지하고 있다. 특히 급행구간인 염창~당산역은 출근시간대 혼잡도가 237%로 서울시내 지하철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철 1량의 정원이 160명인데 이보다 220명이 많은 380명이 타고 출퇴근을 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9호선 2단계 운행으로 추가되는 역은 차병원사거리·선정릉·옛 차관아파트·봉은사·종합운동장 등 5개로,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지나기 때문에 승객증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차량을 늘리지 않으면 출·퇴근대 혼잡이 최악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얘기다. 더구나 출·퇴근대 혼잡도가 237%에 달하다 보니 노약자나 어린이, 임산부 등은 호흡곤란을 느낄 정도로 안전문제까지 부각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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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런 데도 서울시와 정부는 필요한 차량수요와 비용 분담을 놓고 여전히 밀고 당기기만 하고 있어 시민불편을 아랑곳 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9호선 사업은 민자사업에서 정부 재정사업으로 전환되면서 차량 구입재원은 정부가 40%, 서울시가 60%를 부담하게 된다. 하지만 필요한 차량 수요에 대한 시각차 때문에 수년간 갈등만 되풀이 해 오면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무상보육과 기초연금 등 복지사업 확대에 따른 재정고갈로 정부나 서울시 모두 예산이 부족하기 때문에 생긴 일이다.

서울시는 9호선 연장 개통에 따른 혼잡도 등을 감안하면 9호선 1단계서 필요한 차량 14량과 2~3단계 개통으로 필요한 차량 54량 등 총 68량의 구입비용을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차량을 주문해 현장에 배치하는 데 최소 2년 이상이 소요되는데 국비 지원이 안돼 2016년까지 현재 차량대로 편성해 운행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정부는 9호선 연장 개통으로 늘어난 거리에 해당하는 신규 차량 32량만 국비로 지원할 수 있다며 맞서고 있다. 서울시는 구입 차량 1량이라도 더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고, 정부는 1량이라도 더 줄이기 위해 신경전을 펴고 있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연장개통에 따른 늘어난 거리에 비례해 차량구입 비용을 지원해줄 수 밖에 없다"며 "혼잡도 등으로 인해 증대되는 수요는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해야 할 몫"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9호선이 내년 5개역을 추가로 개통하게 되면 현재 차량만으로는 출·퇴근 혼잡도가 최대 250%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혼잡도가 225%를 초과할 경우 다수의 승객이 호흡곤란을 느끼는 등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애꿎은 승객들만 안전사고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는 셈이다.


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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