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김우중 활동 재개하나

"설 지나고 해외 몇군데 다녀와야겠어" <br>中·美·베트남등서 친분쌓은 지인들 만날듯<br>측근 "국제적 감각 되살리기 차원 행보일뿐"


“비자를 준비해야겠다. 이번 설 지나고 (해외로) 몇군데 다녀봐야겠어.” 세계경영을 주창했던 김우중(사진) 전 대우그룹 회장이 설연휴 직후 해외로 출국한다. 행선지는 중국과 미국, 베트남 등 과거 대우그룹의 숨결이 진하게 남아있는 곳이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 12월31일 사면 이후 여권과 비자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번 해외순방을 통해 대우그룹 시절 세계경영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친분을 쌓은 지인들을 만날 예정이다. 재계에서는 지난해말 사면된 김 회장이 드디어 활동을 재개하는 것 아니냐며 깊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과거 김 전 회장의 수행비서를 지냈던 이동호 대우자동차판매 사장은 29일 저녁 기자들과 만나 김 전 회장의 근황을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했다. 그는 김 전 회장의 최측근 중 한 사람으로 요즘도 한달에 한두번은 김 전 회장을 만난다고 했다. “김 회장의 사면이 이뤄져 기쁘다”고 운을 뗀 이 사장은 “지난 25일 김 회장을 찾아뵈니 구정(설) 이후 몇군데 다녀봐야겠다고 말씀하시더라”며 김 전 회장의 출국계획을 전했다. 이어 “중국, 미국, 베트남 등을 둘러보며 그동안 무뎌졌던 국제적 감각을 되살리려는 시간을 마련하려는 의도이며 구체적으로 뭘, 어떻게 하겠다는 것보다는 사면 이후 자유로운 몸이 되면서 (과거에 인연이 깊었던 국가를) 둘러보는 차원”이라며 출국 배경을 설명했다. 김 전 회장의 건강상태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이 사장은 “건강은 활동에 문제없을 정도로 회복했으며 요즘은 앞으로 10년을 어떻게 보낼까 고민하고 계신다”고 전했다. 하지만 김 전 회장의 활동 재개 가능성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했다. 현재로서는 김 전 회장이 건강을 추스리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도 생각을 정리해야 하는 때이므로 구체적인 대외 활동에 대한 언급을 없었으며 그럴 상황도 아니라는 게 이 사장의 설명이다. 김 전 회장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관계에 대해서는 “서로 알고 있지만 새 정부에서 김 전 회장의 역할 등에 대해서는 들은 게 없다”면서 “국내에 기반이 없는 데다 현재 호흡을 가다듬고 있는데 (새 정부쪽에서) 그런 요청을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이 사장은 “지난해말 김 회장의 사면소식이 전해지자 대우차판매 직원들은 크게 기뻐하며 (김 회장이) 회사로 오셨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 전하며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호프집으로 이어진 간담회에서 이 사장은 지난 99년부터 2005년까지 이어진 김 전 회장의 해외생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전 회장은 해외도피 초기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린 프랑스의 한 모노레일업체의 도움으로 연간 30만달러의 급여를 받으며 프랑스 여권으로 비교적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었다. 또 김 전 회장은 여러 나라를 돌다가 전 태국 부수상과의 친분으로 골프장을 끼고 있는 태국의 한 리조트에 정착해 골프를 시작했다. 이 사장은 “김 회장은 당시 심적으로 많이 괴로워했고 이를 잊기 위해 골프를 시작했다”면서 “골프를 하지 말라고 했던 그가 나이 60세가 넘어 뒤늦게 골프를 시작했으며 사람들과 마주치지 않기 위해 새벽에 혼자 골프장을 찾았다”고 전했다. 이 사장은 이어 "김 회장은 아직도 베트남, 중국,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등에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면서 “그곳에서 김 전 회장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도 말했다. 이 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김 전 회장을 ‘우리 회장님’이라고 호칭하며 김 전 회장과 옛 대우그룹에 대한 애정을 가감없이 나타냈다. 또 “대우차판매는 대우그룹의 남은 회사 가운데 은행에 넘어가지 않고 독립기업으로 남아있는 유일한 회사”라고 강조하면서 “직원들 마음 속에 ‘대우의 맥을 이어가자’는 생각이 강하고 이는 회사를 끌고 나가고 지탱하는 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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