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외환銀 매각·우리금융 민영화, 하나금융 '양다리' 최대 변수로

하나금융의 ‘양다리’가 외환은행 매각 및 우리금융지주 민영화에 결정적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전에 참여함에 따라 론스타는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외환은행 인수를 발판으로 아시아 시장에 본격 진출하려는 호주ANZ은행과 하나금융 중 유리한 인수 조건을 제시하는 곳을 선택하면 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하나금융이 제시한 인수 가격은 시가에 경영권 프리미엄 10%를 얹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4조6,000억~4조7,000억원 내외다. 반면 ANZ는 4조원 수준에서 협상을 벌여왔다. 가격으로만 보면 하나금융의 인수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많은 변수들이 남아있다. ANZ가 여전히 실사 등 가격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ANZ가 가격을 높여 론스타와 재협상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시장에서는 하나금융이 과연 4조 중반 이상의 자금을 실제로 마련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의혹의 눈길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금융 민영화에서도 하나금융은 최대변수다. 그 동안 우리금융 인수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던 하나금융이 갑자기 외환은행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내부적으로 하나금융의 ‘양다리’를 허용해야 할 지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우리금융과 외환은행 인수를 동시에 추진하는 것에 대해 제한을 둘 근거는 없다”며 “다만 현실적으로 하나금융이 두 곳 인수 준비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금융당국이)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 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이에 따라 하나금융이 우리금융 입찰에 참여한 뒤 나중에 외환은행을 사겠다며 중간에 발을 뺄 경우를 가정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예비입찰 이후 중간에 빠졌을 경우 다른 투자자들간의 입찰경쟁이 과연 유효경쟁으로 볼 수 있는 지 등의 기준이 없어 이에 대한 방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인수의향서를 제출하지 않더라도 본입찰 시기에 제3의 인수의향자가 나타날 경우 배제할 수 없어 시간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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