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은퇴, 새로운 도전의 출발점


실버산업,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상품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으로 우리나라가 어느 정도 잘살게 되면서 접하게 된 신조어다. 하지만 이제는 얼마나 오래 사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오래 사느냐가 문제인 시대가 됐다. 그만큼 실버산업도 이제는 신조어가 아닌 우리 미래와 직결된 현실 속의 용어가 됐다. 은퇴 후에 할 수 있는 일은 확실히 예전보다 많아졌다. 그리고 은퇴 후 누릴 수 있는 것도 많아졌다. 고급 요양ㆍ양로ㆍ의료시설, 관광ㆍ취미ㆍ오락프로그램 등이 그들이다. 여기에 또 눈길을 끄는 게 하나 있다. 바로 해외봉사다. 해외봉사라는 단어가 은퇴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다. 하지만 선진국에서는 기술과 재능을 가진 은퇴자의 해외봉사가 전혀 생소하지 않다. 오히려 필요로 한다. 해외에 나가 농사짓는 법, 꽃 가꾸는 법 등을 가르치는 등의 해외봉사 방식은 선진화된 국가의 경우 갈수록 수요가 늘고 있다. 실제로 선진국의 은퇴 봉사자들은 지난 세월 쌓아온 경력을 그냥 버리지 않고 개도국 사람들에게 쉽게 전해주는 지식 전도사로서 제2의 삶을 산다. 지역도 아시아ㆍ아프리카ㆍ중남미 등 다양하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이에 따라 경력을 살려 봉사하는 한국국제협력단 '중장기 자문단(World Friends Advisors)'의 경우는 일정한 보수까지 보장받을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자랑한다. 물론 자문단원이 되려면 10년 이상의 경력이 있어야 하니 지원자들은 분야별 경력사항 등을 잘 살펴봐야 한다. 한국국제협력단을 통해서 파견되는 중장기 자문단은 개도국에서 6개월에서 1년 정도 머물며 그곳에 필요한 자문, 지식 전달 등 다양한 역할을 하게 된다. 일례로 동티모르에서 유소년 축구단을 만들어 축구를 가르치고 파라과이의 국가개발전략에 자문하고 방글라데시에서 빈민촌 아이들을 위해 봉사를 하는 등 각자 자신의 특기와 재능을 살려 개도국의 지식 전도사로 이미 활약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지난 2010년 시작해 현재까지 총 42명의 지식 전도사들이 21개국에 흩어져 ▦교육 ▦농촌개발 ▦보건의료 ▦산업에너지 ▦정보통신 ▦행정제도 등 각자의 분야에서 임무에 충실을 다하고 있다. 가슴 뛰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가속화되는 고령화로 오는 2050년경에는 노인인구 세계 1위 국가가 될 가능성이 높은 한국. 이런 한국에서 행복한 노년의 삶을 사는 것은 어쩌면 고급 요양ㆍ양로ㆍ의료시설, 관광ㆍ취미ㆍ오락프로그램이 아닌 진정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을 찾아 나서는 해외봉사를 통해 이뤄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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