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스포츠

태극號 새 선장 '닥공' 최강희

삼고초려 끝 최강희 선출…이동국 재발탁 가능성 솔솔

최강희(52) K리그 전북 현대 감독이 위기의 태극호를 구할 새 선장으로 뽑혔다. 대한축구협회는 21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술위원회를 열어 최 감독을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출했다. 지난 8일 조광래 전 감독을 경질한 뒤 13일 만에 나온 발표다. 황보관 기술위원장은 “최 감독은 경험이 풍부하고 선수들과의 정서적 교감을 통해 동기를 유발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대표팀을 지도한 경력을 고려했고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려는 자세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최 감독은 전북의 지휘봉을 놓고 대표팀에 전념한다. 이에 대해 황보 위원장은 “한국축구에 기여하겠다는 전북 구단의 양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 감독은 내년 2월29일 쿠웨이트와의 최종전(홈)에서 무조건 승점을 추가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안았다. 계약기간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3차 예선을 통과할 경우 최종예선을 거쳐 2014 브라질월드컵 본선무대까지 감독직을 보장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조 감독의 경질과 마찬가지로 최 감독 선출 역시 기술위의 논의 없이 ‘윗선’에서 결정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기술위원 대다수는 발표 직전까지 최 감독 내정 사실을 몰랐다. ◇왜 최강희인가= 서울 우신고를 나온 최 감독은 1992년 김호 감독(동래고) 이후 19년 만의 고졸 대표팀 감독이다. 조 감독의 전격 경질 뒤 거센 비난에 몸살을 앓아온 협회로서는 ‘최강희 카드’가 최선이었다. 괜한 의혹을 사지 않으려면 학연ㆍ지연에서 자유로워야 했고 지도자로서 성과가 확실해야 했다. 2005년 전북을 맡은 최 감독은 2006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 2009년과 올해 K리그 우승이라는 뚜렷한 성적을 내면서 7년간 한 팀에서 장수했다. 특히 ‘닥공(닥치고 공격)’으로 대표되는 화끈한 공격축구는 올 시즌 정규리그 경기당 2.23골이라는 신기록을 작성하며 팬들에게도 인정받았다. 2002년부터 2년간은 대표팀 코치를 맡기도 했다. 기술위는 조 감독의 경질을 발표하면서 외국인 감독에 무게를 두겠다고 했다. 하지만 3차 예선 도중에, 그것도 이달 내로 바통을 이어받을 명망 높은 외국인 사령탑을 구한다는 것 자체가 애당초 어려운 일이었다. 황보 위원장은 “외국인 감독은 몇 명 후보가 있었지만 최 감독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세 차례 만나면서 설득했고 최 감독이 19일 마침내 수락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이동국 대표팀 복귀?= ‘라이언 킹’ 이동국(32ㆍ전북)은 최 감독의 애제자이자 수제자다. 지난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우루과이와의 16강에서 결정적 득점기회를 놓친 뒤 시련의 계절을 보냈던 이동국은 올 시즌 K리그 도움왕에 오르며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하지만 대표팀에서는 지난 10월 조광래호에 잠깐 발탁됐다가 ‘K리그용’이라는 꼬리표만 떠안으면서 또 한번 상처를 입었다. 그러나 대표팀 선장이 최 감독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동국은 ‘신임 감독의 전술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공격수’로 위상이 확 바뀐다. 조광래호의 황태자가 박주영(아스널)이었듯 최강희호의 황태자 후보 1순위는 단연 이동국이다. 한편 최강희 감독은 1984년 현대 호랑이 축구단에 입단해 1992년까지 선수로 뛰었고 28세이던 1987년 국가대표로 발탁돼 1988년 서울올림픽과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수비수로 활약했다. 1995년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그는 푸근한 리더십이 돋보이며 전북 선수단 숙소가 있는 전북 완주군 봉동읍의 지명을 딴 ‘봉동 이장’이라는 별명을 가장 좋아한다고 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