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원더풀! 베트남' 비결은

‘진출기업 만족도 93%, 투자전망 낙관 71%, 2개월 내 허가 획득 62%….’ 세계에서 가장 기업하기 좋다는 아일랜드나 싱가포르의 점수가 아니다. 자본가를 적으로 여기는‘사회주의 국가 베트남’이 한국 기업들로부터 얻은 투자환경 성적표다. 코트라가 최근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 217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투자에 만족한다는 응답비율이 놀랍게도 93%에 이르고 있다. 베트남 투자기업들은 외국인 직접투자라면 발벗고 나서는 관료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투자 신청 이후 한달 만에 허가를 받은 기업이 29.8%였다. 투자허가 획득에 두달이 넘게 걸린 기업은 37.7%에 불과했다. 특히 투자허가 이후 공장가동까지 42.5%의 기업이 6개월도 안 걸렸다고 답했다. 체계적인 지원과 투자유치 시스템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투자 이후 흑자를 내는 기간은 평균 3년 정도에 불과하다. 여기에다 흑자가 발생해도 4년까지 법인세를 면제해주고 이후 4년간 법인세를 절반밖에 받지 않는 파격적인 세제 혜택도 무시할 수 없는 메리트다. 8,300만명이 넘는 인구를 거느린 내수시장도 매력적이다. 한국 기업 3곳 가운데 1곳은 베트남 시장을 노리고 현지에 진출하고 있다. 지난해 호찌민시 인근 빈증성에 타이어 공장을 착공한 금호타이어는 오토바이가 많은 현지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진출이라는 비판에도 굴하지 않았다. 금호타이어의 한 관계자는“10년 전 중국은 자전거의 천국이었지만 이제는 자동차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며“베트남에서도 오토바이가 자동차에 자리를 내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베트남이‘21세기 신 엘도라도’는 아니다. 정부규정 미비나 일부 관료의 부패, 높은 물류비용 등 애로사항을 호소하는 기업도 많다. 그러나 현지 진출기업의 90.4%는 앞으로 잘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한다. 특히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투자환경이 질적으로 개선되리라는 확신이 곳곳에서 넘쳐난다. 우리도 한국에 투자하려는 기업들에 베트남 못지않은 희망과 비전을 제시해야 할 때다. 오는 25일 하이닉스 공장 증설계획을 심의하는 고위 당정협의회 참석자들에게 대승적 결단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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