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박근혜와 손학규

'내년 12월 대통령선거에서 박근혜와 손학규 중 누가 과연 나비가 돼 훨훨 날아오를까?' 요즘 여의도에서는 4ㆍ27 재보선 이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경쟁력을 비교하는 얘기가 부쩍 늘고 있다. 여야에 기라성 같은 잠룡들이 많지만 결국 두 사람 간 대결구도가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친이명박계에서 자체 후보를 내세우겠지만 최근 '박근혜 역할론'에서 보듯 아직은 역부족이고 야권은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는 점에서 손 대표가 유리한 형국이다. 물론 내년 대선 경선 레이스가 4월 총선 이후 시작돼 8~10월에 결정된다는 점에서 아직은 변수가 많다. 하지만 누가 후보가 되든 '시대정신'을 얼마나 잘 구현해내느냐가 관건이다. 역대 대통령을 봐도 산업화ㆍ근대화를 달성한 박정희, 경제위기 극복과 남북 평화협력에 나선 김대중 전 대통령 등이 나름대로 당시 시대정신에 부합돼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4ㆍ27 민심에서도 일부 드러났지만 내년 총선ㆍ대선은 지난 1997년 말 외환위기와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심화된 양극화 문제 등 서민경제 살리기가 핵심이 될 것이다. 비정규직 문제도 같은 맥락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복지와 통합이 이슈다. 만약 올해 남북정상회담이 열리지 못한다면 평화와 안보 문제도 하나의 화두가 될 것이다. 이는 세력경쟁을 하더라도 가치경쟁이 기반이 돼야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말이다. 아마 내년 총선을 치르고 나면 두 사람은 원점에서 새로 출발하는 셈이 될 것이다. 여론조사상 박 전 대표가 더블 스코어 차로 손 대표를 앞서지만 여야 단일후보 대결에서는 야권이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나비에 비교하자면 박 전 대표는 애벌레를 넘어 점차 누에고치로 자리 잡는듯한 양상이다. 손 대표는 '애벌레도 나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단계다. 하지만 아직은 별 의미가 없다. '알→애벌레→누에고치→나비'가 되는 과정에서 내공을 잘 다지지 않으면 알에서 나비가 될 확률은 2%에 불과하다. 꽃들이 반기가 나비가 되기가 그만큼 힘들다. 두 사람이 시대의 화두를 부여잡고 희생하고 리더십을 발휘하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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