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전국 철도노조의 총파업이 사흘째 계속되자 산업계는 화물연대 파업에 이어 `제2의 물류대란`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철도노조가 1일 오전 회의를 소집, 파업철회 찬반투표를 실시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산업계는 물류대란을 극적으로 피할 수 있을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고 결과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직격탄 맞은 시멘트 업계
국내 철도 화물수송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시멘트 업계는 철도노조 파업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성신양회 단양 공장은 평소 화물열차로 평균 1만8,000~2만 톤의 시멘트를 수송해 왔다. 그러나 파업 이후 시멘트를 운반할 트럭을 다량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5,000톤은 아예 운송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 때문에 전국 각 지역 출하기지의 재고가 바닥이 날 지경이다.
쌍용양회 동해공장은 하루 평균 출하량 6,000톤 가운데 16%인 1,000톤을 수송했으나 영동선과 태백선 화물열차 운행이 전면 중단되면서 하루 4억원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시멘트 출하기지 중 재고가 팔당과 청주 1~2일, 부곡, 문경 등은 2~4일에 불과, 파업이 조금만 더 지속되면 특히 수도권 공급에 막대한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한일, 아세아, 현대, 라파즈한라, 동양 등 강원과 충청권 시멘트 회사들도 재고량이 2~3일에 불과해 조속히 파업이 해결되지 않으면 전국은 시멘트 공급 대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업계는 이와 함께 연료인 유연탄 공급 차질로 시멘트 생산을 중단해야 하는 사태까지 우려하고 있다. 성신양회 관계자는 “철도 파업을 2~3일 정도로 예측해 이에 대한 대비를 했다”며 “장기화 할 경우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트럭으로 수송할 경우 톤당 6,000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데다 차량 확보도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수출입 화물 운송 비상
철도의 컨테이너 수송물량은 육로에 비해 적은 편이지만, 수도권 수출입 물량을 담당하고 있는 의왕내륙컨테이너기지(경인 ICD)가 직접 영향을 받으면서 무역업계도 영향을 받고 있다. 경인 ICD는 하루 평균 20피트 짜리 컨테이너(TEU)를 1,200~1,300개 처리했으나 이날은 30%대로 급감했다.
이로 인해 무역업계와 가전업계는 급한 물건을 트럭으로 대체 운송하는 등 비상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경인ICD의 화차로 하루 25~30TEU를 처리했으나, 철도파업에 시작되자 대부분의 물량을 화물차량으로 운송하고 있다. LG전자, 대우일렉트로닉스 등 다른 가전업체들도 비슷한 상황이어서 아직 구체적인 피해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권혁범 기자 hbkwo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