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줄어드는 수출 부동산 버블은 풀어야 할 숙제

[글로벌 포커스] 재정위기 비껴가는 북유럽

북유럽 경제 모델이 재정위기 극복의 새로운 모델로 각광받고 있지만 이들 국가들에도 고민은 있다. 유럽을 넘어 전세계가 침체 기미를 보이면서 수출이 둔화되고 있고 날로 떨어지는 집값 역시 골칫거리다.

특히 핀란드의 경우 나라 경제를 떠받치다시피 했던 휴대폰 제조업체 노키아의 몰락이 뼈 아프다. 노키아는 핀란드 수출의 25%를 담당할 정도로 영향력이 막강했지만 지난달 국제신용평가기관 무디스로부터 '투자부적격' 등급을 받을 정도로 위상이 바닥에 떨어졌다. 노키아는 핵심 계열사를 매각하는가 하면 수만 명의 직원을 감원하면서 위기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노키아를 인수할 것이라는 매각설이 돌기도 했다.


하지만 노키아를 살려내라는 아우성에도 불구하고 핀란드 정부는 정공법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지르키 카타이넨 핀란드 총리는 최근 폐쇄를 앞둔 노키아 살로 공장을 찾아 "노키아 주식을 정부가 인수하지 않을 것"이라며 "핀란드를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만드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노키아를 살리기 위해 혈세를 쏟아 붓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핀란드 정부의 이 같은 결정이 단기적으로 고통스럽더라도 장기적으로는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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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는 부동산 버블 붕괴가 가장 큰 고민이다. 최근 덴마크 정부가 내놓은 통계에 따르면 덴마크 집값은 정점을 찍었던 2007년과 비교해 이미 25%나 떨어졌고 올해 추가로 5.5%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디스는 지난 5월 덴마크 9개 은행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끌어내렸다.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이와 관련해 "2013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1.7%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건전한 덴마크의 재정적자 비율이 아직은 국채시장을 떠받치고 있다"며 "추가 금리 인하와 같은 고강도 부양책이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스웨덴 경제 역시 최소한 내년까지는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스웨덴 국립경제조사협회(NIER)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나라 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은 극히 낮고 유럽 재정위기에서도 아직은 한 발짝 물러서 있다"면서도 "경제 성장률이 올해 0.7%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수출 수요가 줄면서 제조업 주문이 감소하는 게 뼈 아픈 대목이다. NIER는 현행 1.50%인 기준금리를 장기적으로 끌어 내려 선제 경기 부양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스웨덴은 지난해 말 2009년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했으며 이어 2월에도 기준금리를 내린 바 있다.

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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