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이통사간 USIM칩 개방 "갈 길 멀다"

부가서비스 호환 안되고 휴대폰값 비싸 '속빈 강정' 우려<br>"개선없인 맞춤형 서비스 어려울 것"



오는 7월부터 다른 이통사 간에도 자유롭게 휴대폰을 바꿔 쓸 수 있는 가입자식별(USIM)칩이 개방될 예정이지만 실제 활성화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시작도 하기 전부터 허울만 좋은 정책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T와 KTF는 USIM칩 해제를 앞두고 부가서비스 호환, 휴대폰 구입 문제 등 제거해야 할 장애물이 너무 많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까지에는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서비스 활성화를 가로막을 가장 대표적인 요인은 부가서비스 사용이 제한된다는 점이다. 정부가 내놓은 안에 따르면 휴대폰을 바꾸면 음성 및 영상통화, 발신자 번호표시서비스(CID), 단문 문자메시지서비스(SMS)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따라서 각종 부가서비스에 길들여진 이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는데다 SMS, 송수신내역, 주소록 등이 사용한 단말기에 그대로 남아있어 개인정보 유출문제도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업계 관계자는 “음성통화 등 단순한 서비스만으로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어려울 것”이라며 “부가서비스 이용자들이 많은 현실을 감안하면 이통사간에 서로 호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게 급선무”이라고 말했다. 휴대전화 가격이 비싸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현재 시중에서 유통되는 휴대전화 출고가는 최소 20만~30만원 이상이다. 해외에서 가장 저렴한 휴대폰이 4~5만원인 것을 비교하면 무려 5배 이상 차이가 나기 때문에 소비자가 보조금을 지원 받지 않고 단말기만 구입할 경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입자가 이통사를 바꾸는 것은 (보조금을 받아) 휴대폰을 새로 구입하기 위한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에 단순히 이통사를 변경하기 위해 비싼 돈을 들여 또 다른 휴대폰을 살 가능성은 극히 낮을 것”으로 분석했다. 개인이 직접 해외에서 원하는 휴대폰을 구입해 한국으로 갖고 와도 무용지물이라는 점도 장애요인이다. 해외버전은 한국형 무선인터넷 플랫폼 위피가 탑재돼있지 않기 때문에 음성통화밖에 사용할 수 없다. 이마저도 방송통신위원회의 형식검증을 받아 등록해야 하기 때문에 개인이 구입한 휴대폰은 아예 사용이 불가능하다. 한편 이통사들은 지난 3월부터 자사 가입자간 휴대폰을 자유롭게 교체해 사용할 수 있도록 USIM칩을 개방했지만 실제 이를 이용하는 사람은 SKT 18만명, KTF 4만명으로 전체 3세대 가입자 1,000만명의 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휴대폰 가격이 비싼데다 새로 휴대폰을 구입했을 때 다음달 까지는 USIM칩을 해제할 수 없고 서비스가 일부로 제한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이통사들이 USIM칩을 개방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며 “소비자 편익을 위한다면 여러 문제점들을 시급히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