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D보다 R 집중… 대학주도 창업 활성화를"

'글로벌 R&D 포럼 2011'<br>세계 석학들이 제안하는 한국 R&D 성공 방안은<br>박홍근·김필립 교수 "개발 치우치면 가치 창출력 해친다"<br>화이트사이즈 교수 "대기업 산업 주도로 창업문화 부족"

화이트사이즈 교수

김필립 교수

지몬 박사

보먼 교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대학 주도의 창업문화가 활성화돼야 한다." "개발(Development)보다 연구(Rearch)에 집중해야 한다." 7일 서울 삼성동의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 전세계의 내로라하는 과학자들이 한데 모여 앉았다. 한국 연구개발(R&D)의 성공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지식경제부 R&D전략기획단이 마련한 '글로벌 R&D 포럼 20011'에 참여한 15명의 석학은 추종자(Follower)에서 선도자(First Mover)로의 변모를 꿈꾸는 우리나라 R&D에 대한 나름대로의 진단과 해법을 제시했다. 먼저 한국인 노벨상 1호 후보자로 꼽히는 박홍근 하버드대 교수와 김필립 컬럼비아대 교수는 국내 R&D가 연구와 과학보다는 기술과 개발 위주로 집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한국 R&D는 톱다운(Top-down) 방식으로 큰 프로젝트가 정해지면 그에 맞춰 진행되는 경향이 커 주로 대기업이 맡고 있다"며 "이에 따라 연구(R)보다는 개발(D)에 치우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미국 애플의 스마트폰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대기업뿐 아니라 개인에도 투자할 수 있는 환경과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이야기다. 김 교수도 "한국의 경우 기술은 선진국과의 격차를 빨리 줄였지만 과학에 있어서는 아직 격차를 크게 줄이지 못했다"며 "우리가 세계적으로 앞장서나가기 위해서는 기술의 밑돌이 되는 과학이 발전해야 한다"고 기술개발을 위한 과학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해외 석학들은 우리나라의 대학과 교수들이 연구개발과 사업화에 소극적인 현상을 꼬집었다. 지경부 R&D 전략기획단의 자문을 맡고 있는 조지 화이트사이즈 하버드대 최고명예 교수는 "한국은 소수의 대기업이 산업을 주도하고 있고 대학 주도의 창업문화가 부족하다"며 정부의 "지원을 받는 대학이 이루는 혁신은 신생기업에 이전될 수 있어 매우 고무적인데 한국은 이 부분이 상당히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화이트사이즈 교수는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에서 과학기술분야의 고문역할을 하고 있고 우리나라 외에 인도와 대만의 과학기술 정책 자문을 맡고 있다. 레이보먼 텍사스대 교수도 "미국의 모든 교수는 자신의 기업을 창립하기를 원하지만 한국의 경우 교수들이 회사를 차리려고 하는 현상이 많지 않은 것 같다"며 "수많은 혁신이 대학을 포함해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이뤄진다는 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도 "실패를 두려워하는 한국의 R&D 문화가 대학이나 교수들의 적극적인 창업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10%의 성공확률로 사업화에 나설 수 있는 문화가 결국 기술혁신의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날 기조연설에 나선 세계적 베스트셀러인 '히든챔피언'의 저자인 헤르만 지몬 박사는 "혁신이 어려운 것은 기술과 시장을 접목시켜야 하기 때문"이라며 "진정한 히든챔피언은 가격이 아닌 가치로 경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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