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뿐 아니라 우리 수출품목에는 세계시장점유율 1위가 적지않다. 전자제품의 경우 부호분할 다중접속(CDMA)형 휴대폰·브라운관·D램·위성방송수신기 및 자기테이프 등 6개품목들이 세계시장을 휩쓸고 있다. 우리 제품의 세계시장 1위는 올림픽 금메달 못지않게 자랑스런 기록이다. 세계 최고의 경쟁력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치열한 경제전쟁시대에 1위품목이 많다는 것은 국가경쟁력과도 직결된다.그러나 세계시장 1위품목이 일부 업종에만 몰려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나아가 총수출에서 특정품목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도 좋은 일만은 아니다. 올들어 8월까지 반도체 철강 자동차 화학 컴퓨터 선박 통신 정밀기기 등 10대 수출품목의 비중은 전체의 59.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이 너무 일부 종목에 쏠리면 해외경기의 변화에 휘둘리게 마련이다. 90년대 중반 반도체 경기가 대표적 사례다. 반도체는 올들어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상반기 경제성장률이 반도체를 제외할 경우 거의 절반으로 떨어지게 된다. 반도체경기가 식을 경우 그만큼 경제에 미칠 악영향이 크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일부 품목의 수출호조에 힘입은 경기에 대한 착시현상을 경계해야 한다. 세계일류 경쟁력을 가진 업종의 경쟁력은 더욱 강화시키는 한편 수출유망 상품개발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소·벤처기업들을 수출전선의 개미군단으로 육성해야 할 것이다. 세계시장이 다품종 소량주문위주의 개성있는 제품을 선호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내년에 1조원의 벤처기금을 조성해 벤처기업을 집중육성하려는 정부의 계획도 벤처기업들이 수출에서 제몫을 하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중소기업의 육성은 10대품목등 수출주력상품의 경쟁력및 수익성 향상을 위해서도 긴요하다. 우리 핵심수출상품은 수출규모는 많지만 채산성은 별로 높지못하다. 핵심 소재와 부품을 일본 등 외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핵심 부품 소재를 5년내 자급화하려는 당국의 의욕적인 계획이 이번에는 반드시 제대로 이행돼야 한다. 더 많은 수출효자상품이 늘어나도록 정부와 업계가 모두 노력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