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한국정부 경기진작 노력 소홀"

월가 "4분기부터 성장률 둔화…내년 경기악화 가속" 전망<br>中성장둔화로 수출환경 큰 타격 예상도

미국 월가(街)의 세계적인 투자기관들이 일제히 한국정부의 경기낙관에 따른 경기진작 노력 소홀로 오는 4ㆍ4분기부터 한국 경제의 성장률이 둔화돼 내년에는 경기악화가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23일(현지시간) 모건스탠리ㆍ골드만삭스 등 월가 투자기관들은 한국 경제가 수출둔화와 더딘 내수회복으로 ▦기업생산과 가계소득 감소 ▦고용부진 ▦설비투자 감소 등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정부의 지나친 부동산 규제로 건설투자도 침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한국정부는 경기가 회복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으며 재정지출, 통화공급 확대 등 확장적인 경기부양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내수회복 지연의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모건스탠리는 한국 경제가 올해 3.8%의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됐지만 중국의 성장둔화로 4ㆍ4분기부터 수출환경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내년에는 경기둔화가 본격화할 것으로 분석했다. 앤디 시에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원화강세와 고유가, 세계경제 성장둔화 등 한국 경제가 직면한 불안요인을 극복하기 위해 보다 공격적인 경기확장정책이 필요하지만 한국은 경기낙관에 젖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중국정부가 과열된 경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다양한 금리ㆍ통화정책을 구사하고 있어 (중국의 경기가 식을 경우) 수출중심의 아시아 경제에 치명타가 될 것”이라며 “특히 전체 수출의 2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의 타격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한국 경제에 내수소비 회복신호가 감지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성장률 둔화 속에서 나타나는 비정상적인 현상으로 결코 경제의 기초여건에 기반한 게 아니며 지속 가능하지도 않다”고 언급, 지나친 내수회복 기대감을 경계했다. 골드만삭스도 5월 한국 경제 보고서에서 “고유가와 교역조건 악화로 한국 경제의 성장 엔진인 수출이 약화되고 있어 한국 경제는 앞으로 거센 역풍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며 “경기전망에 대한 하향 리스크 요인도 한층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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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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