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생보-손보사 '실손보험 축소안' 정면충돌

"업계 자율에 맡겨야" "개선안 후퇴 안돼" 맞서

실손형 의료보험(민영의료보험)의 보장 한도를 축소하는 방안을 놓고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사장단이 정면 충돌했다. 양측 사장단이 공개적으로 서로를 반박하며 정반대의 견해를 정부에 건의하기는 극히 이례적인 일로 앞으로 보험권 내부의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상용 손보협회 회장을 비롯한 14명의 손보업계 대표들은 17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긴급회동을 갖고 실손형 보험 보장 범위 축소 방안에 대한 개선안을 정부에 제출하기로 했다. 이날 회동에서 사장단들은 실손형 상품의 통원의료비 자기부담금을 현행 5,000∼1만원에서 1만∼1만5,000원으로 올리되 한도 축소는 각 사의 자율에 맡겨달라는 건의 내용을 채택했다. 현재 정부 방안은 손보사가 판매하는 민영의보상품의 보장 한도를 90%로 낮추고 통원비 부담을 5,000∼1만원에서 1만∼2만원으로 올리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손보협회장은 “자기부담금 기준 강화는 보험원리에 부합하는 것으로 수용 가능하지만 보장 범위는 소비자 선택권의 문제로 본다고 결론짓고 건의서를 만들어 정부에 제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손보사들은 보장 한도가 축소되면 계약자 이탈과 함께 영업조직에서 10배 이상 큰 생명보험사들과 같은 보장 내용의 상품으로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상품 판매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손보사 사장단들이 실력 행사에 나서자 생보사 사장단들도 맞불을 놓았다. 이우철 생보협회 회장 등 생보업계 대표들은 이날 오후3시 협회에서 긴급 사장단회의를 열었다. 이들은 “손보업계가 반발한다고 제도 개선이 후퇴해서는 안 된다”며 “도덕적해이 증가 등을 막기 위해 조속한 제도 시행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생보협회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연구용역 결과 암 등에서 민영보험 가입자의 의료 이용량이 비가입자보다 많았다”며 “이 같은 의료 남용과 선량한 의료보험 가입자의 피해를 막기위해 본인 부담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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