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재창당 수준의 개혁이 한나라당의 살 길

한나라당이 박근혜 전 대표를 사령탑으로 하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됨에 따라 환골탈태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앞으로 박 전 대표는 당 운영의 전권을 쥐고 시대적 요구인 한나라당 쇄신을 주도해나가게 된다. 박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서게 된 것은 이대로 가다가는 내년 4월 총선은 물론 대선도 위험하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한나당은 리더십 부재 등으로 집권당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는 지난 10ㆍ26 재보궐선거 참패로 이어졌고 뒤이어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단독처리 등으로 사면초가에 몰리게 된 것이다. 당의 존속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박 전 대표의 지적대로 한나라당에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 우선 발등의 불은 내년 4월 총선 때까지 한나라당에 실망하고 등을 돌린 민심을 회복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국민의 눈높이에서 한나라당의 문제점부터 정확하게 짚어내고 과감한 개혁에 나서야 한다. 한나라당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국민은 안중에 없는 정당'으로 비쳐고 있다는 점이다. 지도부는 좌충우돌하고 친박계ㆍ친이계 등으로 분열돼 이전투구에 몰입돼 있다는 인상이 뿌리깊게 박혀 있는 것이다. 19일 출범하는 비대위의 인적 구성도 중요하지만 핵심은 개혁의 내용이다. 국민적 신뢰와 능력을 갖춘 인사들을 중심으로 당을 추스르고 국민과의 대화와 소통에 나서야 한다. 박 전 대표가 재창당 수준의 쇄신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일부 쇄신파는 여전히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또다시 계파 간 갈등과 집안싸움이 계속될 경우 한나라당은 재기불능 상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의 마지막 연도에 들어서고 있다. 경제사정은 어려워지고 경제사회의 양극화와 갈등이 증폭되면서 국민의 고통은 커지고 있다. '안철수 신드롬'은 기득권 유지에 혈안이 돼 있는 기존 정치권에 대한 환멸에서 비롯된 것이다. 박 전 대표가 주도하는 비대위 체제를 통해 집권당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한나라당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