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방위구상(SDI), 흔히 '스타워즈'로 알려진 미국의 방위계획이 소련 붕괴 이후 '불량국가들(rogue states)'로 초점이옮겨졌지만 북한 대포동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미사일 방어계획보다는 대북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퍼모나대 프랭크 기브니 교수(정치학)은 5일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기고한 '북한 스타워즈에 면역' 제하의 글에서 이같이 말했다.
퍼모나대 태평양연구소(PBI) 소장으로 '태평양 세기(The Pacific Century)' 등아시아ㆍ외교정책과 관련해 몇 권의 저서를 낸 기브니 교수는 이날 LA 타임스 오피니언 섹션에서 지난 1998년 북한이 대포동 미사일을 발사했으나 대단한 성공을 거두지 못했고 관측통들도 이 미사일을 무기로 배치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데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과 의회 내 공화당 인사들, 신보수주의적 학자들은 새로운 북한의 위협을 오랫동안 골칫거리였던 미국의 탄도탄 요격미사일(ABM) 계획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훌륭한 구실로 봤다며 비판했다.
그는 또 미국의 미사일방어(MD)체계 아이디어는 냉전 초기에도 있었지만 이를 구축하려는 시도는 기술적, 재정적 장애에 직면했음을 지적했다.
미국은 지난 1983년 이후 1999년까지 이 프로젝트에 무려 600억 달러나 지출했으며 49명의 퇴역 미 장성 및 제독들도 지난 3월 조지 부시 미 대통령에게 요격미사일 프로젝트 중단하고 대신 그 자원을 위험에 노출된 해외 핵 물질을 방비하는데 활용하고 항만과 항로에 영향을 주는 국토 방위능력을 증강하도록 촉구하기도 했으나 '소귀에 경읽기(unheeded)'였다고 꼬집었다.
한반도문제 전문가인 기브니 교수는 대포동 미사일이 발사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고 전하면서 "위협이 될 수 있겠지만 북한 집권세력은 '지하드 전사들(jihadists)'이 아니다. 그들은 미국과의 무력충돌이 곧 국가 패망으로 귀결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북한은 실제로 외부 세계와 접촉을 급속히 늘려 현재 전 세계 41개국에 대사관을 설치, 그 숫자가 3년 전과 비교할 때 두 배에 달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중국을 시장경제로 가는 모델로 설정, 한국과 경제교류를 확대하고 일본과의 국교정상화를 위한 회담을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북한은 부시의 '악의 축' 발언과 이라크전쟁에 놀라 미국과 직접 대회를 모색해왔다고 전하면서 "부시 대통령이 마침내 양자협상을 승인했을 때 그는 그전제조건으로 평양의 무장해제를 주장했다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그것은 협상깨기였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기브니 교수는 북미협상 결렬 속에 북한은 미사일 개발과 수출을 계속, 연간 약 6억 달러를 벌어들여 대포동과 그 유사 미사일이 '달러박스'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브니 교수는 또 부시 대통령과 럼즈펠드 등 네오콘들은 향후 5년간 무려 400억 달러 혹은 이를 웃도는 거액을 발사될 확률이 고작 천 분의 1에 불과한 대포동미사일에 그것을 요격할 가능성 또한 천에 하나인 요격미사일 체계에 투입하려 하고있다고 꼬집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용윤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