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벨기에 브뤼셀에서의 3차 한ㆍ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앞두고 우리 측 협상팀이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수석대표가 겸임하던 상품분과장을 분리했고 비관세 장벽은 관세분과와 나눠 별도의 팀을 구성했다. 서비스분과장도 인사이동으로 자리를 바꿨다. 22일 통상교섭본부와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한ㆍEU FTA의 상품분과장을 통상교섭본부의 박효성(사진) FTA 제2기획관이 맡는 것으로 확정됐다. 지난 2차까지는 김한수 우리 측 한ㆍEU FTA 수석대표가 상품분과장을 겸임해 협상을 진행해왔다. 박 국장은 이달 말까지 EU 측에 상품양허 수정안을 제시하기로 한 만큼 현재 산자부ㆍ농림부ㆍ해양수산부 등 관련 부처간 조율을 진행 중이다. EU와의 FTA에서 비관세 장벽을 놓고 양측의 치열한 공방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상품분과 내의 하위 그룹 중 관세와 비관세도 별도로 분리해 팀을 나눴다. 지난 2차까지 상품분과의 하위 그룹은 ▦관세 및 비관세 ▦기술장벽(TBT) ▦위생검역(SPC) ▦무역원활화ㆍ통관 ▦원산지 등 5개였던 것을 6개로 나눈 것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상품 분야의 양허폭을 놓고 양측은 물론 국내에서 부처 간의 입장 차가 커 상품에만 집중할 분과장이 필요했기 때문에 조정한 것 같다”며 “비관세 장벽의 경우도 별도의 팀을 구성해 좀더 철저하게 대응하겠다는 의도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차 협상에서 우리 측과 EU는 1차 제시한 상품양허안이 큰 차이를 보이면서 협상이 난항을 겪기도 했다. 더구나 농수산물은 122개가 양허안이 확정되지 않은 기타 분류로 제시돼 EU 측은 상당한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결국 2차 협상 때 양측은 8월까지 우리 측이 상품양허안 수정안을 내놓기로 한 채 협상을 마쳤다. 또 EU 측은 비관세 장벽을 상품양허안과 연계시켜 협상을 진행해 우리 측을 당황하게 했다. 결국 양측 수석대표의 만남을 통해 비관세 장벽과 상품양허를 별도로 분리해 협상을 진행하기로 하면서 양측의 갈등은 봉합되기도 했다. 서비스분과장도 교체됐다. 한미 FTA에서 서비스분과장을 맡아 성공적인 협상 타결을 이끌었던 김영모 통상조정과장이 한ㆍEU FTA 2차 협상까지 분과장을 역임한 뒤 금융감독위원회 혁신행정과장으로 이동했기 때문. 재정경제부 통상조정과장은 이동재 과장이 새로 보직을 맡으면서 EU와의 FTA에서 서비스분과장을 맡게 됐다. 한편 한ㆍEU FTA는 크게 상품, 서비스ㆍ투자, 규제 이슈, 지속가능개발ㆍ분쟁해결 등 4개 분과로 구성돼 있다. 또 3차 협상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오는 9월17일~21일까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