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재난 대응에도 통일이 필요하다

“현재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삶의 도구는 무엇입니까?” 수업을 하다가 학생들에게 자주 던지는 질문이다. ‘재물’ 이나 ‘사랑’ 같은 추상적인 답을 던지는 학생들도 가끔 있지만 십중팔구는 현대 통신기술의 총아 휴대폰을 꼽는다. 어디서나 통화할 수 있는 휴대폰은 통신기술이 인간생활에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왔는지 깨닫게 하고 다가올 새로운 모습에 기대를 갖게 만든다. 이처럼 우리는 휴대폰 등 통신기기를 활용해 거미줄처럼 연결된 거대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이를 통해 소식과 정보를 교환한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지하철 화재나 태풍ㆍ지진 등의 사고가 발생할 때는 빠른 대응을 위한 전문 통신이 요구된다. 최근 강원 지역의 수해 때 집전화와 휴대폰이 터지지 않는 바람에 큰 곤란을 겪은 수재민들만 생각해봐도 그렇다. 정부는 재난ㆍ재해에 적절히 대처하기 위해 관련 기관간의 일사불란한 협조체제를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국가통합지휘무선통신망’ 구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국가통합지휘무선통신망이란 다수의 이용자가 공동으로 통신망을 이용하는 주파수공용무선통신(TRS)을 말한다. 이는 세계적으로 공인된 유럽의 무선통신 표준인 테트라(TETRA) 방식을 활용해 그룹통화, 비상통화, 우선순위 통화 및 데이터 전송 능력을 선보인다. 현재 각 기관별로 운영 중인 무선 통신망은 오는 2008년 말이면 하나로 통합돼 소방방재ㆍ철도ㆍ지하철ㆍ경찰ㆍ산림청ㆍ육해공군ㆍ응급의료기관 등 국가 재난 관련 기관들의 통신이 가능하게 된다. 현재 수도권 지역에서 국가통합망 시범 사업이 진행 중으로 앞으로는 농어촌 지역까지 구축 예정이다. 국가보안연구소는 통합무선망을 위한 국가 고유 암호화 기능을 개발하고 국가정보원에서 보안성 검토 및 평가를 실시해 보안 면에도 안전한 통신을 제공하게 된다. 여기에 사업 초기부터 단말기 국산화를 적극 유도하고 국내 개발이 가능한 TRS 중계기 등은 국산 장비를 사용하도록 했다. 변화의 가속화와 더불어 상황에 맞는 통신이 요청되며 빠르고 신속한 재난 대처를 위해 통합무선망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신속한 통신의 필요성을 강조하지 않더라도 국가통합지휘무선통신망은 재난 대비를 위해, 국민 안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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