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는 북한이 이날 오후 판문점 연락관 채널을 통해 강수린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위원장 명의의 위로 통지문을 대한적십자사 총재 앞으로 보내왔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적십자회 중앙위원회 명의로 대한적십자사에 통지문을 보내왔다"면서 "북한은 통지문에서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로 어린 학생들을 비롯한 수많은 승객들이 사망하거나 실종된 데 대해 심심한 위로의 뜻을 표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북측의 위로 통지문에 대한 우리 측 입장을 아직 보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우리 측 대형 재난이나 사건과 관련해 위로의 뜻을 표한 것은 지난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와 태풍 매미 피해 이후 처음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첫 반응을 보인 것은 18일이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당시 세월호 참사를 보도하며 "(남측 방송사가)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는 실종자 가족들이 품었을 슬픔과 분노가 얼마나 깊은지 '정부' 당국은 깊이 새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밝히며 우리 정부를 에둘러 비판했다. 이후 북한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언급은 삼간 채 한미연합 군사훈련 비난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북한이 이날 전격적으로 위로문을 보낸 것은 25일로 예정된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날 전화로 북핵 억지를 위해 뜻을 같이하기로 한 것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최근 남북 간 불신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북한이 위로의 뜻을 보낸 것은 이례적"이라며 "아직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여지가 남아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이 이날 박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 질문장을 통해 "남북관계는 전적으로 박 대통령에게 달려 있다"고 밝히는 등 도발을 계속 해오고 있기 때문에 이번 위로문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4차 핵실험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어 우리 측의 경계를 늦추기 위한 기만전술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