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반중 감정은 미의 무지/제임스 플래니건 칼럼니스트(특별기고)

○「롱비치항 임대반대」 아시아계 부상 공포감 때문워싱턴의 정치인들이 지난주 중국에 대한 무역특혜와 심지어 캘리포니아 롱비치항의 터미널을 임대할 권리도 박탈하는 조치를 제안하고 있을때 뉴햄프셔, 유타, 캘리포니아의 주 재무장관들은 중국을 포함해 환태평양국가들에 공공연금펀드를 투자하는 문제로 회의를 주재하고 있었다. 정부가 의류와 장난감의 수입으로 기록적인 대중국 무역적자를 발표할때 필립 콘딧 보잉사장은 한 아시아·태평양 경제회의에서 앞으로 10년간 중국의 항공여행 시장이 연간 10% 성장할 것이라면서 중국이 던져주는 기회를 역설했다. ○“같은국민도 차별” 분노 콘딧은 또 보잉의 첫 직원이 1916년 상해출신의 엔지니어인 왕투였음을 상기시켰다. 그는 미국에서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오랫동안 중요한 역할을 해왔음을 적기에 지적했다. 워싱턴이 지난해 선거자금을 이잡듯 뒤지고 아시아를 계속해서 손가락질하자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요즘 곤혹스럽고 화가 나 있다. 한 중국계 미국인 뱅커는 역겹다는 투로 『억지로 돈을 빼앗아 가서는 이제 기부했다고 욕먹고 있다』고 말한다. 이같은 분노뒤에는 두려움이 자리하고 있다. 경제학자 윌리엄 오우치는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그들의 나라인데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외국인처럼 취급되고 있다고 느낀다』고 말한다. 이와 관련 우리는 미국의 아시아 이민역사에서 중국인 배척법, 토지소유권 금지, 2차대전 당시의 구금 등과 같은 어두운 기억을 갖고 있다. 한 미기업 사장은 『이런 두려움은 대기업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공장설립이나 항공기와 같은 대형사업의 경우, 미정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미기업들은 이번주 중국정부관리와의 회담을 위해 북경에 가는 앨 고어 부통령의 도움을 받지 못할 것같다. 고어는 선거운동 추문을 의식, 경제 문제를 끄집어내는데 신중해 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애처롭다. 그는 선거자금을 요구할땐 주저하지 않았으니 마땅히 미국기업의 수출촉진을 위한 주문이 그의 평판을 손상시키지 않을까에 연연하지 말아야 한다. 이같은 고어의 어리석음은 우리가 중국과 미국의 관계를 직시해야하고 변화하고 다면적인 세계에서 우리가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난주 캘리포니아 뉴포트 비치 환태평양회의에 참석했던 연금펀드 매니저들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있다. 연금펀드는 외국기업과 시장에 그들 포트폴리오의 20%까지 투자함으로써 아시아와 라틴 아메리카의 개발도상국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 지난 1월 연금펀드 매니저들을 이끌고 상해, 홍콩, 대만, 싱가포르를 둘러봤던 매튜 퐁 캘리포니아주 재무장관은 『기회는 쌍방통행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말한다. ○“권력 뺏길라” 불안팽배 싱가포르에서 캘리포니아 공무원 퇴직기금은(미국밖에서 투자되고 1천1백억달러의 자산중 1백90억달러를 가지고) 싱가포르의 정부연금기구와 투자협정을 체결했다. 퐁은 『싱가포르는 자국의 연금을 싱가포르에만 투자할 수 없는 처지다. 시장이 너무 협소하다. 그래서 미국에 투자할 필요가 있고 그것은 캘리포니아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진다』고 설명한다. 퐁이 설명하듯 다른 주들도 비슷한 계약이 중국과 논의됐다고 말한다. 중국은 이미 정부보유기금을 미국채에 투자하고 있다. 세계 경제는 냉전시대의 용어로 설명될 수 없는 식으로 발전하고 적응하고 있다. 일례로 중국과의 무역은 20년간 증가했지만 소련과의 무역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 이제 롱 비치항이 미해군기지로부터 인수받은 땅에 지으려고 하는 터미널 소동을 생각해보자. 롱 비치항이 이 터미널을 중국 국영화물선사인 중국대양선박회사(코스코)에 임대하려고 하자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샌디에고 국회의원은 임대에 반대하는 법안을 제출했고 칼럼니스트 팻 부캐넌은 구린내가 나는 뒷거래라고 비난했다. 국회의원들과 부캐넌은 좀더 현명하고 침착해져야 한다. 코스코는 롱 비치가 다른 고객들과 하고 있는 똑같은 거래를 하고 있다. ○졸렬한 미국 탈피해야 선박회사들은 매년 1천6백만달러를 지불하고 이는 2억달러가 들어간 터미널에 8%의 수익률을 가져다주는 것이다. 30년 사용할 수 있는 시설에 12년이면 투자금 회수가 가능한 셈이다. 미국과 중국, 그리고 발전하고 있는 아시아사이의 공통 이해관계가 점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때 지금의 갈등은 사그라질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반중국 감정의 밑바닥에 흐르고 있는 졸렬함을 직시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 감정은 미국인들이 미래에 권력과 영향력이 다른 나라로 옮겨가는 것과 국내 차원에선 일부가 신민족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구민족들을 대체할 것이란데 불안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이같은 공포는 우리가 무지하기때문이기도 하다.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과거 신대륙에 와서 철로를 놓았으며 수세대에 걸쳐 미국에서 일하고 농사를 지으며 봉사하며 살아왔다. 오랫동안 배척과 차별이 그들을 상대적으로 보잘것 없게 만들었다. 그런 시대는 사라졌고 많은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공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사실은 차별과 무지에 대해 우리가 승리를 거뒀음을 의미한다. 우리는 모든 승리를 축하하고 보호해야 한다. 변화하는 세계 경제에 적응하는 나라만이 미래를 기약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매일 급변하는 세계 경제에 적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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