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실존인물 소재로 대반격 나선다

상반기 한국영화 시장 점유율 30%대 급락<br>근·현대사 '화제의 인물'로 시장탈환 나서<br>'바람의 파이터''역도산'등 개봉 준비 박차

맨 위부터, 올 추석 개봉 예정인 '슈퍼 스타 김시용', 무도인 최배달의 삶을 그린 '바람의 파이터', 제작비 100억원을 들인 한일 공동 대작 '역도산'

‘허리우드의 공세에 이대로 주저 앉을 것인가, 아니면 뒤집을 것인가’ 미국 블록버스터 영화들의 연이은 융단폭격에 주춤거리고 있는 국내 영화계가 올 하반기 새로운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다음달부터 한국의 근ㆍ현대사를 살다 간 ‘화제의 인물’의 삶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본격적으로 선보이면서 시장 재탈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것. 일부에서는 관객 동원 1,000만명 시대를 연‘실미도’와‘태극기…’가 우리 역사를 소재로 했듯 한국의 근ㆍ현대사를 배경으로 한 실존 인물들의 감동적인 활약상은 관객들의 관심을 다시 한국 영화로 끌어 들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들 새 영화들이‘실미도’와‘태극기…’이후 소재 빈곤으로 허덕이고 있는 한국 영화계에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벌써부터 흥행 성공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 영화 시장점유율 30%대 급락 = 연초부터 월평균 60%를 웃돌던 한국 영화의 시장점유율이 지난달 30%대로 급락했다. 영화통계 전문사인 IM픽처스가 1일 발표한 영화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한국영화 관객은 127만1,190명. 이는 전체 관객 378만4,470명의 33.6%에 불과한 수치다. 이 수치는 29%를 기록했던 2002년8월 이후 22개월 만에 가장 낮은 것. 올들어 한국영화는 1월 64.5%, 2월 82.5%, 3월 75.5%, 4월 58.8%, 5월 61.1% 등의 호조세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지난 5월말 허리우드 대작인‘트로이’개봉 이후 퇴조 조짐을 확연하게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1~5월 68.9%에 이르던 한국영화 점유율은 올 상반기 전체 63.0%로 상승세가 꺽였다. 하반기 들어서는 이미 개봉된‘투모로우’‘슈렉2’‘스파이더맨2’에 이어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반헬싱’‘킹 아더’‘아이로봇’등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의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국내 영화계는 한국 근ㆍ현대사의 실존인물들과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들로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무도인 최영의(일명 최배달ㆍ바람의 파이터), 프로레슬러 역도산(역도산), 조선의 독립군 안중근(도마 안중근), 화가 김홍도(기운생동) 등 일반인들에게 친숙한 인물에서부터 사상운동가 김산(아리랑), 최초의 여류 비행사 박경원(청연), 원년 프로야구의 패전처리 전문 투수 감사용(슈퍼스타 감사용) 등 새롭게 발굴된 사람까지 다양한 인물들이 하반기 한국 영화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존인물 소재로 허리우드와‘맞장’= 극진 가라테를 창설한 전설적인 인물 최영의를 소재로 한‘바람의 파이터(아이비전)’는 모 신문에 연재되던 동명만화를 영화화한 것. 오는 8월 6일 개봉될 예정이다. 제작사와 주인공이 바뀌는 등의 우여곡절 끝에 3년여 만에 선보이는 이 영화는 제작비 60억원(마케팅비 포함)이 투입됐다. 연예인 서세원씨의 제기여부와 함께 관심을 끌고 있는‘도마 안중근(소스원 프로덕션)’은 일제 강점기 이토오 히로부미를 사살한 안중근 의사의 일대기를 그린 것으로 오는 8ㆍ15 광복절을 전후해 남북한 동시 개봉이 추진되고 있다. 이 달 8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전격 제작현장 공개에 나선 ‘역도산(싸이더스)’은 제작비 100억원이 투입된 한ㆍ일 공동의 대형 프로젝트로 주인공 설경구 외에 일본 여배우 나카타니 미키가 역도산의 애인으로 등장해 관심을 끈다. CJ엔터테인먼트에서 70억원을 투자해 지난 4월 크랭크인에 들어간 이 영화는 12월 개봉 예정이다. 또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지만 최선을 다한 패전투수에 관한 이야기‘슈퍼스타 감사용(싸이더스)’은 추석을 전후해 개봉될 예정이며, 장진영 주연으로 최초 여류비행사 이야기를 다룬 ‘청연(시네라인투)’은 내년 초 개봉을 목표로 막바지 제작이 한창이다. 이 밖에 해방전후 사상 운동가였던 김산을 다룬 송강호 주연의 ‘아리랑(명필름)’과 조선의 천재화가 김홍도의 삶을 그린‘기운생동’이 현재 제작을 준비중이다. 영화계의 한 관계자는 “하반기 한국 영화의 가장 뚜렷한 제작 경향은 실제 생존했던 인물이나 실화를 소재로 한 작품”이라며 “이들 영화가 소품 위주의 영화가 주는 한계를 극복하고 구겨진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다시 세워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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