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TV 드라마 '황진이'에서 신분 차이 때문에 사랑하는 연인과 헤어져 목숨을 끊었던 '섬섬이' 역을 맡았던 신예 유연지(24)가 또다시 비련의 여인으로 분했다. 이번에는 조연이 아니라 당당한 주인공이다. 곱게 빗어 올린 댕기 머리가 유달리 잘 어울리는 배우 유연지의 주연작은 MBC '베스트 극장-적루몽' 편. 유연지는 이 드라마에서 책을 빌려주는 세책방 소속으로 사대부나 부유한 여항인(한양 중인)에게 책을 읽어주거나 소설의 필사본을 만드는 책비 진영 역을 맡았다. 역병으로 일가가 죽고 집안이 몰락해 책비 신분이 된 진영은 어릴 때부터 사랑하는 사이였던 중인 현도가 양반가의 규수와 혼인하는 것을 눈물로 지켜 본다. 아내와 마음에도 없는 결혼 생활을 지속하느니 도망이라도 쳐서 진영과의 사랑을 이루려는 현도. 진영과 현도는 도망갈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천 냥의 거금이 걸린 시회에 참가하게 되고 두 사람에게는 뜻밖의 위험이 기다리고 있는데…. '적루몽'은 지난해 '2006년 베스트극장 극본공모'에서 가작으로 선정된 박상희씨의 작품으로 '천생연분', '도로시를 찾아라'의 최용원 PD가 연출을 맡았다. 이미 '황진이'를 통해 신분 차이로 인한 사랑의 고통을 간접 체험한 유연지가 새 드라마에서는 유사한 주제를 어떻게 변주해낼 지 관심을 끈다. 유연지의 상대역인 현도 역은 '논스톱3', '위대한 유산'의 정태우가 맡았다. 27일 23시 40분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