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휴대폰 내수 '뚝'] 부품사들 벼랑

휴대폰 부품 업체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4월 이후 휴대폰 내수시장이 크게 위축되자 일감이 뚝 떨어져 공장을 닫고 전직원이 단체 휴가를 가는 업체가 속출하고 있다. 이들은 또 규모가 영세하고 자금 여력마저 부족해 수출과 같은 새로운 판로를 독자적으로 찾지도 못하고 있다. 휴대폰 부품업체들은 『이런 상태가 2~3개월 더 지속되면 살아남을 업체가 거의 없을 것』이라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의무가입제가 폐지되는 등으로 지난 4월 이후 내수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부품 업체들은 거의 일손을 놓고 있다. 한달 매출이 대부분 전월대비 80%까지 줄어들었다. 정보통신부가 최근 휴대폰 할부 판매를 허용키로 했지만 이들로서는 「언발에 오줌누기」식이다. 충전기를 만드는 단암전자통신의 한 관계자는 『4월 매출이 3월보다 70% 줄었다』며 『이미 받아놓은 주문마저 취소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회사는 그나마 상황이 낫다. 전체 매출 가운데 휴대폰 부품이 차지하는 비율이 20%로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 문제는 휴대폰 부품 생산에만 주력하는 회사들이다. 매출의 거의 100%를 휴대폰 케이스로 올리는 T사의 K사장은 『최근 2~3년간 휴대폰 시장이 좋아서 시설투자를 늘리고 인원을 확충했는데 정부가 갑자기 시장을 죽이면 어쩌란 말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전직원을 휴가 보내고 지금은 텅 빈 공장을 혼자서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모델 휴대폰의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는 상황이 나은 편이다. 배터리 팩을 생산하는 대희전자의 이세용사장은 『삼성 애니콜 수출모델용 부품을 많이 생산하기 때문에 견딜만 하지만 그래도 매출이 30% 가량 줄고 재고가 쌓이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휴대폰 메이커, 부품 업체 할 것 없이 개발의욕이 뚝 떨어졌다』며 『수출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곧 수입선 다변화제도가 해제되고 동남아에서 만든 일본 저가 제품이 국내에 들어오기 시작하면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균성 기자 GS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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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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