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산업혁명 이후 산업사회라는 이전과 구별되는 새로운 유형의 사회가 도래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마찬가지로 소위 「제3의 혁명」이라는 정보통신 분야의 기술발전은 필연적으로 정보사회라는 신개념의 사회유형을 창출해 낼 것이다. 생활 곳곳에서 정보통신기술과 기기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지금, 우리도 정보사회로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전세계를 하나로 엮는 정보 네트워크 인터넷, 통신망과 위성을 이용한 재택근무, 화상회의, 원격학습, 원격진료 등 정보화로 변화되고 있는 생활의 모습은 실로 놀랍기만 하다.
일부에서는 정보화의 장미빛 꿈에 대한 회의를 품기도 한다. 국토를 가르는 잘 닦여진 도로와 하루가 멀다하고 굴뚝높은 공장들이 우뚝우뚝 솟아나던 산업화때와는 달리 그저 컴퓨터로만 대표되는 정보사회의 모습이 다소 왜소하게 비춰질만도 하다.
산업혁명이 눈앞에 펼쳐졌던 시네마스코프였다면 정보혁명은 손에 잡히지 않는 소리없는 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정보사회로 한발짝 들어와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보화의 비전이 결코 부풀려진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다른 산업기술과는 달리 정보기술의 경우 그 활용이 드러나지 않고 내부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우리는 정보화를 가까이 체감하지 못할 뿐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PC통신을 이용하여 홈쇼핑을 한다고 가정해 보자. 이때 우리가 해야할 일은 홈쇼핑 네트워크에 접속하여 화려하게 진열되어 있는 여러 상품들중에서 필요한 하나를 골라 주문하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접속을 위해 미리 전제되어야 할 통신망 연결과 이에 따르는 기술은 알지 못하며 알 필요도 없다.
온라인 카드결제로 대신하는 물건값의 지불도 몇가지 사항만 입력하면 끝나버리는, 소비자에게는 간단한 일에 불과하지만 사이버 마켓과 은행간의 결제 전산처리 과정은 복잡한 연산의 수행을 거쳐야 한다. 이렇듯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정보사회를 뒷받침하는 정보통신 기술은 분명히 존재하고 있으며 서서히 일상생활에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정보시대에서 보다 나은 생활의 편리와 효율을 도모하려면 정보통신기술을 어느 정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일반인들은 이에 대한 거부감을 감추지 않는다. 정보사회로의 올바른 진입을 위해서라면 국민 개개인의 정보화에 대한 이해와 이용능력이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국민들의 정보 리터러시(literacy)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잘 갖추어진 교육시설과 정보화 교육 프로그램이 필수적이다. 한국정보문화센터에서 운영하는 농어촌컴퓨터 교실과 정보문화홍보관과 같은 교육장이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펼쳐지는 사업들이다. 또한 정보화 일반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는 각종 홍보와 계몽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88년 제정되어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한 「6월 정보문화의 달」이다. 매년 6월 한달동안은 한국정보문화센터가 주관이 되어 정보화 관련 기념식, 전시회, 세미나 등의 각종 행사를 집중적으로 펼쳐오고 있다. 「정보문화의 달」은 국민들의 정보화마인드 확산은 물론 생활속에 정보문화를 뿌리내리는데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다.
서서히 다가오는 정보화의 물결이 비록 미미해 보이고 때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21세기가 정보시대가 될 것임은 자명하다. 하루빨리 생활속에 정보화와 정보문화를 능동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요구되는 시대적 과제이다.<정보문화센터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