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정리매매 당일 거래정지가 웬말?

거래소 호가 오류 발생

시장 신뢰도 하락 불가피

엠텍비젼이 상장폐지를 앞둔 정리매매 첫날 돌연 거래가 정지됐다. 한국거래소 측은 "직원의 단순 실수에 따른 호가 오류 발생이 원인으로 시스템상의 문제는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예상치 못한 거래정지에 따른 시장 신뢰도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거래소는 17일 장 시작 전에 호가 접수 오류 발생으로 엠텍비젼의 매매거래를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엠텍비젼은 이날부터 상장폐지를 위한 정리매매에 돌입할 예정이었다.


엠텍비젼의 정리매매가 갑자기 중지된 이유는 거래소 가격 결정 방식이 잘못 설정됐기 때문이다. 정리매매에는 가격 제한이 없지만 기초가격의 50%에서 150%라는 호가 제한폭이 설정돼 있었다. 이는 변경 상장시 적용되는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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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텍비젼은 지난해 10월21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80%의 자본감소를 단행한 후 변경상장됐다. 그러나 감사의견 거절로 매매거래정지가 지속됐고 지난 3월 최근 5개 연도 연속 영업손실을 이유로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공교롭게도 감자를 통한 변경상장 후 첫 거래일이 상장폐지를 위한 정리매매 개시일과 맞물렸는데 호가 제한폭이 변경상장 기준으로 설정돼 있는 것을 미리 수정하지 못했다"며 "장 시작 전 발견한 시점에서는 이미 일부 호가가 제시된 상태여서 불가피하게 정리매매 일정을 하루씩 연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스템 문제라기보다는 해당 직원이 점검하지 못했던 것"이라며 "앞으로는 엠텍비젼과 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스템 보완에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엠텍비젼의 정리매매가 18일부터 시작됨에 따라 정리매매 기간도 26일까지로 하루 순연된다. 상장폐지일 역시 기존의 25일에서 26일로 변경된다. 정리매매 기간이 단축되지 않아 투자자 피해는 없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당장 거래 시스템에 대한 신뢰도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리매매 경험이 있는 한 전업투자자는 "엠텍비젼을 보유한 투자자뿐만 아니라 청산가치를 염두에 둔 일반 투자자도 정리매매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며 "정리매매 개시일이 하루 미뤄졌다고 해서 직접적인 손실이 발생하지는 않겠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거래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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