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돌을 포기하는 법이 없어

제6보(88∼100)



포항시청에서는 국수전 제2국을 유치하면서 대대적인 과메기 홍보작전을 펼쳤다. 덕택에 초대된 프로기사들 10여명은 과메기를 원없이 먹게 됐다. 과메기는 60년대까지만 해도 청어를 해풍에 말린 것을 가리켰는데 청어가 자취를 감추자 꽁치로 대신하고 있다. 지도다면기를 위해 자리를 뜨면서 서봉수가 김승준에게 단단히 다짐을 했다. "만원 잊지 말아."(서봉수) "염려 마십시오."(김승준) 두 사람이 내기를 건 사실을 모르는 김성룡이 내용을 확인하고 웃었다. "요즈음 수입이 좋아지신 모양이죠. 천하의 이세돌한테 걸지 않고 윤준상에게 걸다니요."(김성룡) "예감이라는 게 있잖아. 그런데 성룡이도 지도다면기하러 가야 되는 것 아니야?"(서봉수) "저는 거기 못 끼였어요."(김성룡) "왜?"(서봉수) "김구라는 공개해설 담당이에요."(김승준) "김구라라고? 그거 딱 어울리네."(서봉수) 입담이 좋고 아슬아슬한 얘기를 서슴지 않는 김성룡에게 새로 붙은 별명이 김구라였다. 검토실에 있던 대부분의 기사들은 백이 참고도1의 백1로 몰 것이라고 생각했다. 양재호9단은 백1 이하 13까지가 필연이며 백이 앞서는 형세라고 했다. 그러나 서봉수는 실전보의 백88을 예견하고 있었다. "이세돌은 웬만해선 자기 돌을 포기하는 법이 없어."(서봉수) 흑91이 놓인 시점에서 서봉수는 참고도2의 백1과 흑2를 절대수라고 말했다. 이것으로 흑도 나쁘지 않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윤준상은 흑93 이하 99를 두었고 대망의 자리는 백이 선점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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