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어지럼증] 70% 귀 이상 때문

날씨가 더워지면서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어지럼증은 특정질병이 없더라도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하는 증상. 조금이라도 어지러우면 ‘빈혈’이라면서 자신의 건강전선에 적색경보가 켜졌음을 의식하게 된다.한림의대 강동성심병원 가정의학과 황인홍(02-2224-2408) 교수는 『빈혈때문에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것은 환자의 5%가 안될 정도로 드물다』고 말했다. 황교수에 따르면 빈혈이란 말 그대로 피가 모자라 생기는 병. 의학적으로 피속에 있는 여러가지 성분중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가 모자라 몸 구석구석까지 산소공급이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에 유발된다. 자각증상 중에서 가장 먼저 느끼는 것은 피로감. 얼굴이 창백해지거나 가슴이 두근거리고 심하면 숨이 가빠지기도 한다. 따라서 정확한 진단도 받지않고 어지럼증을 느낀다고 약국에서 마음대로 빈혈제제를 구입해 복용하는 것은 금해야 한다. 한림의대 강남성심병원 이비인후과 박영민 교수(02-829-5114)는 『어지럼증의 원인은 귀의 이상부터 고혈압·당뇨·갑상선질환 등 매우 다양하다』면서 『70% 이상은 귀나 귀와 연관된 기관의 이상으로 생긴다』고 말했다. 귓속에는 신체의 평형을 유지하는 전정 기관이 있다. 이 기관에 이상이 생기면 어지럽다. 전정기관 이상으로 오는 어지럼증을 진성 현기증, 다른부위 이상으로 오는 것을 가성 현기증이라고 부르며 기립성저혈압 때문에 현기증을 느낄 때도 있다. 진성현기증은 외이·중이질환, 전정신경염, 돌발성난청, 내이염, 약물중독 등이 원인. 난청이나 구토, 이명(귀울림)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고 머리를 움직이면 더욱 심하다. 가성현기증은 눈의 이상이나 스트레스, 뇌질환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환자에게 증상을 물어보는 문진을 바탕으로 귀를 검사하고 귀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면 신경검사 과정을 거친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촬영(MRI)을 실시하기도 한다. 치료약물은 주로 정신안정제, 항히스타민제, 진통제를 사용하며 전정기관의 혈액공급을 돕기 위해 혈관확장제를 쓰기도 한다. 심할 때는 청각손상이 생기더라도 전정신경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어지럼증이 있을 땐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짠음식과 담배, 술을 피해야 한다. 술과 담배는 혈관을 수축시켜 어지럼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그러나 홍교수는 『단순한 어지럼증 뿐만 아니라 의식이 흐려지고 언어나 시력장애가 동반될 경우에는 뇌이상에서 비롯된 응급상황일 수 있기 때문에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립성저혈압=평상시 않아 있다가 일어설 때 어지럼증을 느낀다면 빈혈이 아니라 기립성저혈압이다. 물론 빈혈이 있을 때도 어지럼증을 느낀다. 하지만 빈혈때문에 어지럼증을 느끼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다. 기립성저혈압은 누워 있거나 앉아 있다가 일어날 때 잠시 어지럼증을 느끼는 증상. 뇌가 상대적으로 높은 곳으로 갑자기 이동, 일시적으로 느끼는데 혈액이 뇌에 제때 공급되지 못해 생긴다. 사람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생리적인 반응이므로 빈혈과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따라서 특별한 치료가 필요없다. 물론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원인에는 여러가지가 있고 그 중에는 위험한 병들도 많다. 그러므로 어지럼증이 있다면 막연하게 빈혈이라고 생각하지말고 전문의의 진찰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박상영 기자 SA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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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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