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위기의 시대 책에서 길을 찾다] 당분간 지속될 불황 '전염병'

■ 불황의 경제학


■ 폴 크루그먼 지음, 세종서적 펴냄 경기가 바닥을 치고 상승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장미빛 전망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경제는 심리'라고 말한다. 사람들의 심리가 경기의 부침에 영향을 미친다는 말이다. 하지만 과연 이러한 낙관적 전망이 실현될까. 지난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석학 폴 크루그먼은 "경제위기가 정말로 끝난 것인지 의문"이라며 상반된 견해를 제시한다. 불황을 예측하고 진단해온 그에게 '불황 전도사'라는 별명이 따라 다녔다. 그런 그가 요즘 국제 경제를 분석한 뒤 "불황은 당분간 지속될 듯 싶다"고 전망한다. 크루그먼은 책을 통해 현 경제위기의 다양한 측면에 포커스를 맞췄다. 사실 그는 다른 경제학자들이 쉽게 놓치는 경기 후퇴의 이면까지도 손바닥 보듯 하는 불황 전문가로 유명하다. 일부 학자들은 '경제 공황을 예방하기 위한 핵심 문제는 해결됐다'고 장담했지만 결과는 오류인 것으로 드러났다. 크루그먼은 이에 대해 "불황이 경제의 근본적인 강점이나 약점과는 거의 혹은 아무런 상관도 없다"며 "튼튼한 경제에도 얼마든지 나쁜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단언한다. 그의 말을 반신반의하던 사람들은 이제 주목하기 시작했다. 미국발 경기 침체로 '불황을 통제하고 제어할 수 있다'는 생각은 옳지 않았기 때문이다. 크루그먼은 불황을 둘러싼 요즘의 상황을 이렇게 묘사한다. "대공황이 우리 할아버지들에게 분명히 가르쳐준 교훈들을 다시 배워야 합니다. 현대의학에 의해 박멸된 줄 알았던 치명적 병원균이 기존의 모든 항생제에 내성을 지닌 형태로 재출현한 것과 같은데 이 전염병이 전세계를 다시 덮치고 있는 것이죠." 그의 주장에 따르면 요즘 반짝 경기는 병원균이 잠복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게다가 세계경제가 여전히 중병 상태인 것은 이번 병마의 가장 큰 원인인 '그림자 금융(리먼브라더스 등 투자은행 및 신탁회사)'에 대해 아직 본격적으로 메스를 들이대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저자는 1930년대와 같은 대공황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독자를 안심시킨다. 공황은 아니지만 오랜 불황이 지속될 것이란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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