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前 회장 1심 선고공판] 재계반응
"경제발전 공헌 배려 없어 아쉽다"
김홍길 기자 what@sed.co.kr
재계가 잔뜩 긴장하는 모습이다.
법원이 고령(69)의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에 대해 징역 10년에 추징금 21조4,400억여원을 선고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재계는 “예상보다 훨씬 강한 벌이 내려졌다”며 몹시 침통해했다.
재계는 특히 김 전 회장의 경우 ‘법적 책임의 무게’가 몹시 크다지만 다른 한켠으로는 한평생 국가경제를 위해 헌신했다는 점을 법원이 어느 정도 감안해줄 수 있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이 과실이 있다고는 하지만 우리나라 경제에 기여한 공도 분명히 있고 건강문제를 고려해 선처가 될 줄 알았는데 과중한 판결이 나와 안타깝다”며 법원 판결내용이 의외라는 반응이다. 이 관계자는 “실정법 위반은 처벌받아야 마땅하지만 고령인데다 국가경제 기여 등을 감안할 때 (이번 판결에는) 기업인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었다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상의 관계자 역시 “김 전 회장이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의욕적으로 세계경영을 펼쳤지만 그 결과가 오늘에 이르게 된 점이 매우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짧게 언급했다.
재계는 또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이 구속 수감돼 있는 가운데 김 전 대우그룹 회장에게 내려진 이번 법원의 판결이 향후 기업인 또는 기업에 대한 판결에 어떤 결과로 확대 재생산될지 긴장하는 분위기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법적 원칙을 지키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국가경제에 심대한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높은 상황이라면 다양한 면들을 고려하는 것이 법원칙에 크게 어긋난다고 생각되지 않는다”며 “기업인을 특별히 배려해달라는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도전과 위험이 매순간 도사리고 있는 기업 경영의 현장을 어느 정도는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또 “국가경제의 첨병으로서 기업 및 기업인에 대한 처벌은 ‘(국익 차원의) 피해 최소화’라는 커다란 계산이 깔려 있는 것이 현명하다”며 “엄격하고 비탄력적인 법 적용으로 자칫 기업경쟁력이나 국가경쟁력이 훼손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05/30 17: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