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굿디자인(GD) 영예의 대통령상은 가구업체 에넥스의 주방가구 `스페셜 5002화이트-H`가 차지했다. 이 제품은 손잡이를 과감히 없애 세련된 단순미가 돋보이고, 사용자의 작업 동선을 최소화해 실용적인 구조를 채택한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한국디자인진흥원(원장 김철호)은 30일 성남시 분당 코리아디자인센터에서 `2003년 굿디자인(Good Design)`상품 382점을 선정하고, 이 중 55점에 대해 대통령상, 국무총리상, 산업자원부장관상, 조달청장상, 한국디자인진흥원장상 등을 시상했다.
총 908점이 접수돼 시행이래 최대 규모로 진행된 된 이번 굿디자인에서 국무총리상에는 ㈜LG생활건강의 `한방화장품`이 선정됐고, 산업자원부장관상은 LG전자의 `23인치 플래트론 LCD모니터`등 15점이 차지했다. 조달청장상은 웅진코웨이의 공기청정기`AP-0503AH` 등 10점, 한국디자인진흥원장상 은 동양매직의 식기세척기 `레벤`, 팬텍앤큐리텔의 휴대폰 `큐리텔` 등 28점이 수상했다. 또한 대통령상과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에넥스의 이용한 디자이너, ㈜LG생활건강의 이영주 디자인개발센터 상무는 각각 우수디자이너상을 받았다.
굿디자인은 디자인이 우수한 상품에 한국 정부가 우수디자인 상품임을 인증, GD마크를 부여하는 제도로 지난 85년부터 시행된 이후 올해까지 총 3,320개 제품이 GD마크를 획득했다. 제품, 포장, 환경, 캐릭터, 외국상품디자인 등 총 5개 분야에서 3차례의 심사를 거쳐 최종 선정된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은 시상식 당일인 30일 코리아디자인센터 6층 컨벤션홀에서 수상작들을 현물 전시하고, 이후에는 한국디자인진흥원 홈페이지(www.designDB.com)에서 사이버 전시할 예정이다.
◇중소기업과 인테리어의 약진= 올해 굿디자인의 가장 큰 특징은 중소기업의 강세. 이번 굿디자인에서 대상을 받은 에넥스를 비롯, 로만손, 웅진코웨이, 디지털웨이 등 중소기업들이 수상명단에 여럿 이름을 올렸다. 특히 전통적으로 대기업들의 독무대였던 대상을 중소 가구 업체인 에넥스가 차지한 것은 괄목할 만한 일로 평가 받고 있다.
주택설비 및 가구 부문의 출품이 늘어나 인테리어와 관련된 디자인이 강세를 띤 것도 이번 굿디자인의 특징이다. 실제로 주택설비와 가구부문에서 174점이 굿디자인에 선정, 전체 선정작의 19%가량을 차지했다. 이는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기존의 단품 집중에서 벗어나 주변환경과 복합적인 조화를 추구하는 추세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굿디자인에서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김철수 국민대 테크노디자인대학장은 심사평에서 “올해 굿디자인의 가장 큰 특징은 전통적으로 대기업들이 독점해 온 대통령상을 중소기업인 에넥스가 차지할 정도로 중소기업들의 디자인 경쟁력이 강화된 점”이라며 “사용자 중심의 디자인이 산업전반에 걸쳐 확산되는 추세인데 이는 디자인부서가 제품개발 단계부터 함께 참여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GD선정, 혜택도 듬뿍= GD상품에 선정되면 중소기업청이 시행하는 유망선진기술기업 선정 시 가산점을 얻는다. 또한 조달청 우수제품 선정 때도 가산점을 부여 받으며 정부 정책자금 지원 시 우대된다. 특히 지난해 한국디자인진흥원과 조달청이 맺은 업무협약에 따라 GD선정상품은 조달물자로 우선 구매되는 혜택을 누린다. 이외에도 올 연말 세계 굿디자인 상품을 비교, 전시하는 세계 베스트 디자인 상품전에도 선별 전시돼 세계무대에 선을 보이게 된다.
김철호 한국디자인진흥원장은 “올해 굿디자인에는 사상 최대 작품이 접수되고 출품분야도 다양해지는 등 디자인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음이 반영됐다”며 “특히 올해는 중소기업들이 대거 참가하고 좋은 성적도 거뒀기 때문에 향후 디자인개발에 대한 중소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민형기자 kmh204@s3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