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34는 장쉬가 16분의 숙고 끝에 둔 수였다. 비교적 속기파인 장쉬로서는 16분이면 상당히 뜸을 들인 편인데 검토실의 여론은 별로 좋지 않았다. “지금은 자기의 집을 키우는 것보다 흑의 진영을 삭감하는 것이 급선무였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백34는 완착에 가깝다.”(왕밍완 9단) “나도 동감이다. 전략적 가치가 별로 없는 수로 보인다.”(고마쓰 9단)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참고도1의 백1이었다. 지금은 상변의 백진을 견제하기 위하여 흑2로 받을 것인데 3으로 붙이면 흑은 백의 행마에 리듬을 주지 않기 위해 4로 올라설 것이다. 그때 5 이하 19로 얼른 살아 버리면 백이 집으로 앞서는 바둑이었다는 것. 흑35 이하 39는 이젠 백진이 견고해진 터이므로 아낌없이 조여 붙인 것이다. 그 다음에 놓인 흑41이 ‘눈을 놀라게 한 완착’(고마쓰 9단의 말)이었다. 검토실이 예상했던 그림은 참고도2의 흑1로 젖히는 수였다. 백2로 받으면 흑2 이하 11로 중원의 주도권을 흑이 확보하게 된다. 그렇다고 백2로 A에 물러나면 흑이 2로 밀고 들어가는 수가 너무도 기분 좋은 한 수가 된다. 요다 9단 자신도 흑41을 크게 후회했다. “그 수는 무조건 패착이다. 그런 바보 같은 수를 두고서는 승리를 기대할 수 없다. 부끄러운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