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은 언제부턴가 이야기를 만나 오히려 풍성해지기 시작했다."(신경숙) "이야기는 언어로 짜인 구조물이고 그 고향은 문학이다. 이야기에는 나눌수록 커지는 위대함이있다. 이야기는 어떤 시대에도 패배하지 않는다."(이문열) "다시 말하면 지난 세기가 미국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아시아의 세기가 될 것이다"(누리엘 루비니 뉴욕 경영대 교수) "군사력 측면에서 볼 때 가까운 미래에 미국 이외의 단일 세력이 부상하는 것을 상상할 수 있는가. 미국 제일주의는 아마 21세기에도 상당기간 지속될 것 같다."(이노구치 다카시 니이가타 현립대학교 학장). '서울디지털포럼'이 올해도 5월 27일~28일 이틀간 일정으로'스토리(Story)'라는 주제로 열렸다. 2004년부터 매년 각국의 석학들을 초청해 서울에서 개최하는 행사다. 이 책은 그때 남겼던 각 연사들의 연설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의제는 '이야기(story)'. 신경숙, 황석영, 이문열을 비롯해 누리엘 루비니, 마하티르 모하마드, 쑹홍빙, 정명훈 등 글로벌 리더 37명이 미래를 예측하고 그 속에서 이야기의 의미를 풀어낸다. 이야기는 인류와 늘 함께 해 왔다. 선각자들은 모두 그들 분야의 이야기를 통해서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왔고 대중도 각각의 이야기를 만들며 살아왔다. 디지털 시대에도 이야기의 중요성은 희석되지 않고 디지털과 인간을 연결해 주는 중요한 매개로서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역사의 대전환기 마다 새 시대의 이야기가 쓰였던 것처럼 디지털이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 현대에도 시대를 획기적으로 변혁시킬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책은 '아날로그', '구시대'를 벗어 던진 디지털 시대의 새 서사 형식에 대한 각 연사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인류 역사와 스토리의 영원성을 말한다. "디지털시대가 본격화되는 지난 20세기 말부터 대중적 서사와 게임, 에니매이션, 그리고 인터넷 시뮬레이션 등에는 바로 이야기의 기원으로 접근하려는 온갖 상상의 세계가 펼쳐졌다. 어쩐지 기묘하지 않은가. 첨단의 칩(Chip)으로 구성된 전자의 세계를 구축하면서 오히려 먼 태고의 퇴행이라니. "(황석영)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논의도 다룬다. 애플의 아이폰, 아마존의 전자책 킨들, 광대역 서비스 등 미디어 플랫폼은 앞으로 문화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게임, 영화, 애니메이션, 출판물, 인터넷 등에서는 스토리텔링 콘텐츠와 미디어 기술이 어떻게 결합되고 있는지 말한다. 우리가 20세기에 상상했던 2010년은 이 현실에서 과연 어떤 모습으로 구현될 것 인가. 테크놀로지와 미래 디지털 라이프도 조망해 눈길을 끈다. 새 세계 질서에 대한 다양한 해석도 들어 볼 수 있다. 미국의 패권주의는 종식되고 있는 중인가, 잠시 숨을 고르고 있는 중인가. 왜 미국은 중국과 인도를 견제하는가. 미국 이후에는 어떤 헤게모니가 나올 것인가. 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전 국무총리와 나얀 찬다, T.J. 펨펠, 다나카 히토시 등 글로벌 석학들의 견해를 들어볼 수 있다. 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