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추한 한국기업인, 해외현지근로자 임금체불하고 야반도주

해외에 진출한 일부 국내 기업인들이 현지 근로자들의 임금과 은행의 대출금 등을 떼먹고 야반도주하는 등 한국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노동부와 외교통상부, 한국경영자총협회, 국재노동재단, 한국노총 등 노ㆍ사ㆍ정이 공동으로 스리랑카 현지에서 조사한 `노무관리 실태조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현지 한국 기업들의 임금체불과 야반도주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남아있는 한국기업들이 현지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워지는 등 각종 피해를 입고 있다. 의류생산업체 K사는 스리랑카 현지에서 4,000여명의 근로자를 고용하는 대규모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러나 경기가 나빠지면서 경영이 극도로 악화되자 한국인 사장(CEO)이 공장, 기계 설비 등을 모두 그대로 남겨두고 야밤에 몰래 스리랑카를 도망쳐 나왔다. 날벼락을 맞은 한국인 관리직 직원들도 귀국 비용조차 마련할 수 없었다. 다른 사람에게 부탁을 해서 간신히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지금까지 비행기 삯을 갚지 못하고 있다. 스리랑크 현지 은행에 진 빚은 물론이고 스리랑카 직원들에게 지급됐어야 할 임금도 여전히 체불되어 있는 상태. 장난감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C사도 올 1월 중국 업체와의 출혈 경쟁으로 경영이 악화되자 한국인 직원들이 야반도주했다. 그런데 이 회사의 소유주는 이 회사의 실질 소유주는 서울 강남에 상당한 부동산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듯 심각하다 보니 스리랑카 노동장관이 최근 한국을 방문, 한국정부에 정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고서는 “다른 나라 업체들과는 달리 대부분 임금은 물론 근로자가 부담한 사회보장 분담금도 체불하고 달아나 남아있는 진출업체가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며 “최대 고용창출 투자국으로 대우를 받았던 우리나라 기업들이 이제는 은행 여신한도 제한, 국세청의 ETF.EPF(근로자신탁기금.근로자공제기금) 납부여부 점검때문에 불이익을 받는 데다 국가이미지도 상당히 훼손됐다”고 분석했다. 지난 11월말 현재, 한국 기업의 스리랑카 투자 건수는 119건, 투자액은 152만달러로 건수와 현지 인력 고용면에서는 최대 투자국이며 금액에서는 싱가포르, 호주, 영국에 이어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전용호기자 chamgi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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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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