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中 고급기술두뇌의 잠재력

뉴욕증시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 편입기업 가운데 400여개 기업이 현재 중국에 진출해 있다. 지난 80~90년대 이들의 중국행 러시는 10억 인구를 바탕으로 한 값싼 단순 노동력 때문이었다. 그러나 상황은 바뀌고 있다. 다국적 기업들이 이제 연구개발(R&D) 거점으로 중국을 새롭게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자국 출신 연구진의 10분의1도 안되는 임금으로 중국의 고급두뇌를 고용할 수 있는 이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음이다. 미국의 소프트웨어 업체 피닉스테크놀로지스의 알 피노 최고경영자(CEO)는 이와 관련, "스탠퍼드 학부 졸업생 한명 임금이면 관련업계에서 경력을 쌓은 중국 박사 서너명을 고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때문에 미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경우 최근 그래픽과 음성 합성ㆍ인식 관련 R&D센터를 중국에 건립, 아시아 거점으로 육성하기로 하는 등 저렴한 고급두뇌로 인한 다국적 기업들의 중국러시가 한창이다. 이런 추세는 중국 가정의 교육열과 정보기술(IT) 관련 전공 분야에 대한 정부지원 등이 맞물리며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0년 전만 해도 중국 전체 학생의 5%만이 대학에 진학했지만 이제는 7명당 1명꼴이다. 이에 힘입어 매년 70만명의 IT 관련 전공 졸업생이 배출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상황은 중국인들 입장에서도 다분히 매력적이다. MSㆍ인텔 등 IT 관련 다국적 기업 현지 연구소에서 일하는 최고급 중국인 엔지니어의 1년 평균 연봉은 약 8,800달러로 도시 거주민 평균 소득 4,300달러의 두배를 웃돈다. 중국인 입장에서는 높은 소득이면서 다국적 기업 쪽에서 보면 싼 임금인 현지 고급인력은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중국을 다국적 기업의 아시아 R&D 거점으로 부상시키고 있다. 수요가 공급을 만든다는 단순 경제원리를 대입하면 다국적 기업의 중국러시가 중국을 세계 최고수준의 고급두뇌 기지로 만들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이 나온다. 우리는 첨단기술 개발에 관한 한 일본만이 강력한 경쟁상대인 양 생각하고 있지만 정작 신경을 집중해야 할 쪽은 중국이 아닌가 한다. 김창익<국제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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