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서울시가 행사 지원을 위해 뽑은 5,000여명의 자원봉사단을제대로 운영하지 못해 빈축을 사고 있다. 당초 공지했던 일정을 어기는가 하면 지원자의 업무를 일방적으로 변경해 자원봉사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아직도 자신이 어디서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모르는 자원봉사자들도 수두룩하다. 9일 G20 자원봉사자들의 인터넷 모임에는 서울시 봉사단의 무책임한 행정 업무에 불만을 토로하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서울 소재 한 대학에 재학 중인 이모씨는 지난 6월 서울시 G20정상회의지원단에서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을 했다. 국내에서 치러지는 큰 행사를 직접 현장에서 경험할 수도 있고 이력에 한 줄 추가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는 현재 자원봉사 지원을 후회하고 있다. 이씨는 "행사장 외곽안내라는 통보만 받았을 뿐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봉사단에 전화를 해도 기다리라고만 할 뿐"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지방에서 왔다는 한 봉사자는 "11~12일 이틀 동안 G20 투어버스 동승 안내를 신청하고 자원봉사 교육과 투어버스 교육을 위해 왕복 차비로만 16만원을 썼는데 일정상 11일 하루만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국제적인 행사에 참가하면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 지원했지만 그동안 허비한 시간과 돈을 생각하면 속상하다"고 말했다. 다른 봉사자들은 "'희망 봉사 일을 적으라고 해놓고서 임의대로 날짜를 지정해 학교 수업과 겹치게 됐다" "당장 내일 투어 안내에 배정됐는데 언제 어디서 하라는 연락이 안 와 어리둥절하다" "(일정이 맞지 않아 문의했더니) 봉사에서 빠지라" 등 서울시의 일방적인 업무 처리를 하소연하는 반응들이 많았다. 문화행사 지원업무를 배정 받은 한 지원자는 "G20 정상회의라는 큰 행사를 앞두고 좋은 의미로 지원했던 봉사자들이 당국의 미숙한 업무 처리로 실망감이 커진 게 사실"이라면서 "당초에 계획 없이 너무 많은 인원을 뽑다 보니 막상 행사가 다가오니 컨트롤할 수 없는 지경에 빠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정상회의지원단의 한 관계자는 "일정이 겹치는 지원자들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걸린 것 뿐"이라면서 "필요한 인원을 뽑았고 업무와 관련해선 연락이 안 되는 지원자들을 제외하고 거의 통보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 G20자원봉사단은 서울시 정상회의지원단이 지난 5월 자원봉사 신청을 받아 언어 및 교육과정 평가 등을 거쳐 총 5,817명을 선정했다. 이들은 정상회의 기간에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숙박·교통·문화관광·홍보 등의 분야에서 안내 및 지원 업무를 맡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