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정기예금보다 못하네" 주식형펀드의 굴욕

조정장 길어지고 글로벌증시 폭락 악재겹쳐<br>656개중 1년수익률 4%이상 '고작 43개'<br>전문가 "위기 뒤에 기회온다… 장기 투자를"


증시 침체가 계속되면서 펀드 투자자들의 ‘시련의 계절’도 길어지고 있다. 19일 코스피지수는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미국 증시가 급락하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6.5% 이상 폭락하는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또다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연일 증시가 부진하면서 주식형펀드 수익률도 급속이 악화돼 1년 수익률이 은행 정기예금 금리만도 못한 펀드들이 속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섣부른 포트폴리오 조정이 오히려 더 큰 화를 불러올 수 있고 향후 찾아올 수익률 상승의 기회도 놓칠 수 있기 때문에 길게 보고 투자할 것을 권하고 있다. ◇정기예금 금리만도 못한 수익률=꼭 1년 전인 지난해 6월19일 코스피지수가 1,807.85포인트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1년 사이에 증시는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펀드 투자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국내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이 좋지 않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순자산액 100억원 이상 국내 주식형펀드 656개 중 1년 수익률 4%를 넘긴 펀드가 43개에 불과했다. 상호저축은행 1년 정기예금 금리가 6.3%이고 시중은행의 세후 정기예금 금리가 4% 초반대인 점을 감안하면 국내 주식형펀드의 93% 이상이 지난 1년간 은행 이자보다 못한 수익을 낸 것으로 해석된다. 해외 펀드의 경우 수익률면에선 다소 낫지만 사정이 좋은 것은 아니다. 브릭스와 일부 중국펀드가 수익률 연 10%를 넘기긴 했지만 기간이 짧아질수록 수익률이 급격히 악화되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해 중국펀드 열풍이 상하이종합지수가 6,000선을 넘겼을 때 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외펀드에 대한 불안감은 좀처럼 떨쳐내기 힘든 상황이다. ◇‘위기 뒤에 기회 온다’ 장기투자 해야=전문가들은 수개월째 반짝 상승과 부진이 지속되는 현 장세를 이겨내야만 향후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한다. 누구도 바닥과 꼭지를 판단할 수 없다면 장기투자를 통한 꾸준한 평균수익률 상승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박미경 한국투자증권 PB본부장은 “1년을 결코 긴 시간이라고 볼 수 없다”며 “지금은 모두가 어려운 시장인 만큼 불안감을 떨치는 것이 앞으로의 장기투자를 위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지난 10년간 개인연금 주식형펀드가 연 평균 10~13%의 수익을 낸 것을 상기해 본다면 최소 3년 이상 장기투자를 해야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심리적으로 위축됐더라도 안 좋은 시기에 투자를 늘리는 것이 투자의 정석”이라며 “국내 증시가 충분한 조정을 겪고 있는 만큼 국내 투자의 비중을 높여 최소한 국내와 해외의 비중을 6대4로 맞춰가야 한다”고 말했다. 현 상황이 시장 붕괴를 논할 시점이 결코 아니라면 1년 수익률 악화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지 말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특정 섹터가 아닌 글로벌 증시 전체가 조정을 겪고 있는 만큼 특정 지역 중심으로 투자전략을 바꾸는 건 현명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시장이 같은 악재로 힘든 상황에서 섣부른 투자전략 변경은 별 의미가 없다”며 “원자재 보유국 쪽에 비중을 두는 전략을 생각해볼 순 있겠지만 이 역시 인플레이션 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한 만큼 브릭스처럼 분산율이 높은 펀드를 고르는 게 유리하다”고 밝혔다. 박미경 본부장은 “적립식 투자와 섹터ㆍ국가별 분산투자를 병행하며 리스크를 줄여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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