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과의 구제금융협상에 실패한 파키스탄은 당장 10월분 채무상환액을 갚지 못하는 기술적인 채무불이행 상태에 이르렀다고 한 은행간부가 21일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 은행가는 "IMF와의 협상 결렬로 인해 파키스탄은 320억달러에 이르는 대외채무를 못갚을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말했다.
파키스탄이 모라토리엄(지불정지)을 선언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최근 스탠더드앤 푸어스(P&S)의 신용평가 결과 마이너스 CCC까지 하락한 국가채무등급은 이미 채무불이행 단계에 들어갔다는 표시라고 그는 지적했다.
경제분석가인 암바렌 샤우카트는 "파키스탄의 외환보유고가 나날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어 투자자들이 파키스탄의 채무불이행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키스탄의 외환보유고는 지난 5월 14억3천만달러였으나 점점 고갈돼 이번 주에는 6억달러까지 줄어들었다.
한 증권회사의 분석가는 IMF와 세계은행의 구제금융 없이 파키스탄은 대외채무를 갚을 능력이 없다면서 IMF와 세계은행의 7억5천만달러를 포함해 약 13억3천만달러가 이미 9월 말 만기 도래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