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언 메이카(Brian Maka) 미국 국방부아.태담당 대변인은 21일(현지시간) "우리는 한국 정부의 이라크 주둔 한국군 감군계획이 공식 발표되기 전에 한국 언론보도로 알았고, 감군 규모 역시 언론보도들로부터 이삭줍기했다(gleaned)"고 말했다.
그는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이라크 주둔 한국군의 감군 문제에 대한 한.미국 당국간 협의 여부 논란과 관련, 한국 정부로부터 사전통보를 받았느냐는 질문 에"한국군 감축의 첫 징후는 한국 언론에서 나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그 문제에 대해 들은 것은 지난주 목요일 (한국) 언론에 유출돼 보도됐을 때가 처음인 것으로 나는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정부 국무회의에서 자이툰부대 1천명 감군안과 파병연장동의안이 가결된 후 가진 이날 통화에서 "이런 문제를 결정할 때는 항상 연합군 파트너들과 협의하지만, 궁극적인 결정은 한국이 하는 것"이라며 "한국군은 이라크 재건에 크게기여해왔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애덤 어럴리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워싱턴 포린 프레스 센터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한국군 감군 여부와 미국의 동의 여부에 대한 질문에 이라크 여건 변화에 따른 주둔군 조정 문제는 "솔직히 우리 모두가 검토하고 있는 것"이라며,따라서 한국의 감군 검토도 "예상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와 국무부 모두 사전협의 여부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모호하게 남겨둔 셈이다.
이에는 부시 행정부가 미국내에서 점증하는 이라크 주둔 미군 철수론에 직면,여론의 압박을 받으면서도 "이라크 보안군의 역량 등 여건에 따른 조정"이라는 원론적인 입장 밖에 밝힐 수 없는 처지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정책 '항로 유지'를 외치는 입장에서 한국군의 감군 계획에 동의했다고 말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동의하지 않았다고 할 경우 한미관계는 물론 이라크 연합군 전체의 관계가 구설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의 국방.외교 소식통들은 자이툰 부대 감군과 같은 문제는 한미간 어떤수준의 채널을 통해서든 협의됐을 것이라며, 일각에선 미 정부내 기관간 의사소통의 문제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가능성을 감안해도, 국방부 메이카 대변인의 "감군 계획도, 규모도 언론을 통해 알았다"는 말은 주목된다.
한 국방외교 소식통은 자이툰 부대 감군에 대한 '미국의 반응'을 묻자 "미국으으로서야 한국이 현 규모 병력을 유지한 채 파병기간을 연장하는 것을 가장 기대하는 게 당연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한편 이라크에 차출된 주한미군이 한국에 귀환하지 않는 방식으로 주한미군 병력 감축이 이뤄졌듯, 이라크 주둔 한국군도 내년 귀환하는 교대 병력이 이라크에 파견되지 않는 방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