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낭만·그리움 가득한 추억속으로

바다·호수로 가는 기차여행 떠나세요월드컵의 열기 탓인지 어쩐지 빨리 찾아온듯한 여름이다. 잠시 눈을 탁 트인 바다나 아니면 드넓은 호수에 맡겨 보는 것은 어떨까. 서늘한 쾌감과 촉촉한 낭만이 함께 하는 여행이 그립다면 말이다. 낭만이라면 버스나 승용차도 좋지만 기차여행이 더욱 유혹적이다. 객실 안을 오가는 삶은 계란ㆍ오징어ㆍ땅콩을 파는 이들은 아련히 추억을 일깨우고, 차창 밖 풍경들은 한없이 뒤로 사라지며 야릇한 상념을 만들어주니까. 자리를 마주한 여행 동반자들이 자신과 비슷한 상상 속에서 특이한 인연을 나눌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햇살 매서운 6월, 바다와 호수로 떠나는 기차는 낭만을 가득 싣고 달린다. 기차가 데려다 주는 바다와 호수 두 곳씩을 소개한다. ■ 옥계바다(강원 동해) 우리나라 철길 중 가장 이색적인 구간인 삼척 도계읍 또아리굴과 스위치백 철길을 통과하면, 곧바로 동해바다 영동선 철길이 다가선다. 동해시 송정동에 위치한 동해역을 지나면서부터 차창 오른편으로는 줄곧 바다다. 동해 망망대해의 푸르름이 유달리 돋보이는 강릉 옥계바다는 속초바다, 삼척바다, 울진바다, 강구바다 등과 더불어 동해안의 백미로 꼽힌다. 옥계의 가장 아름다운 풍경으로 꼽히는 것은 옥계 백사장과 금진항, 여기에다 일명 '헌화로'라 불리는 금진 해안도로의 경치도 빼어나다. 금진항은 아직 한적한 어촌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방파제 위에 서면 잔잔하고 소박한 금진 어항의 풍경이 포근하게 다가온다. ◇기차= 서울 청량리역에서 묵호행 열차가 하루 8회 운행된다. 옥계를 가려면 묵호역에서 내려 옥계행 버스를 탄다. 영동선 통일호 완행열차를 타고 옥계역에서 하차, 옥계해변까지 도보로 이동할 수도 있다. ◇도로= 서울~영동고속도로~강릉~동해~북행 7번국도~망상~옥계~헌화로~금진~심곡~정동진~7번국도~안인진~강릉 ◇문의= 동해시청 관광개발과 (033)530-2227 ■ 대천바다(충남 보령) 장항선 기차여행은 충청도지방의 산과 평야, 바다가 어우러진 아늑한 정경을 만끽할 수 있다. 서울역을 출발한지 세 시간이 못 미쳐 기차는 보령 대천역에 닿는다. 대천바다는 젊음과 낭만, 안락함과 자연미가 함께 용해돼 있는 곳이다. 끝없이 이어진 하얀 백사장, 파란 바다, 수평선 너머 점점이 떠 있는 작고 큰 섬 들, 햇살을 가릴만한 넉넉한 솔숲, 수평선 너머 아득히 떨어지는 낙조.. 그 아름다움에 겨워 해마다 1,000만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이 곳을 찾는다. 대천해수욕장의 백사장은 광활한 벌판이다. 길이 3.5 km에 폭은 100m나 된다. 백사장 남쪽에 기암괴석이 잘 발달되어 있고 모래 질은 동양에서 유일한 패각분으로 조개껍질이 오랜 세월을 지나면서 잘게 부서져 모래로 변모한 것이다. 이 패각분은 부드러우면서 물에 잘 씻긴다. 백사장 너머의 솔숲은 울창하고 아늑하다. ◇기차= 서울역에서 대천까지 열차가 매일 10시 40분부터 약 1시간 간격으로 12번 있다. 대천시내에서 해수욕장까지 시내 버스가 10분 간격으로 운행, 20분 소요. ◇도로= 서해안 고속도로 대천 IC~36번 국도~대천해수욕장 ◇문의= 보령시청 문화관광과 (041)-930-3541 ■ 의암호(강원 춘천) 소양강과 모진강이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 의암호는 1967년에 의암댐이 건설되면서 생긴 인공호수로 물 위에 떠 있는 위도ㆍ상중도ㆍ하중도ㆍ붕어섬의 자태가 아름답다. 그 중 중도는 얼마 전 유행했던 드라마 '겨울연가' 촬영장소로 알려지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중도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불과 5분 정도 들어가면 닿게 되는 중도에는 55만평의 드넓은 광장, 키 큰 자작나무와 숲이 우거진 사이로 잔디구장과 산책길이 조성돼 있고, 주변 호수 경관과 어우러져 독특한 정취를 자아낸다. 특히 호수 주위로 8km정도 길이로 나 있는 자전거 전용도로는 산책길로 일품이지만, 자전거를 타고 달리면 호반의 색다른 감흥에 취할 수 있다. 섬 안에는 자전거뿐만 아니라 공, 배드민턴 등의 대여가 가능하며 취사도 가능하다. ◇기차= 서울 청량리역에서 춘천역까지 무궁화, 통일호 열차 운행, 1시간 40분 소요. 서울 동서울 및 상봉터미널에서 시외버스 15분 간격 운행. ◇도로= 서울~경춘가도 46번국도~청평~가평~강촌~의암댐~춘천 ◇문의= 춘천시청 문화관광과 (033)250-3545 ■ 충주호(충북 단양) 단양에서 충주호반의 정취를 본격적으로 느끼기 위해서는 일정에 따라 시내버스와 택시를 이용해서 단양팔경중 하나인 구담봉이 기다리고 있는 장회나루까지 걸음을 옮겨야 한다. 이곳에서는 구담봉, 옥순봉을 돌아보는 유람선과 청풍나루까지의 왕복 혹은 멀리 충주까지 나가는 유람선이 운행되고 있다. 장회나루부터의 뱃길에서 처음 만나는 곳은 구담봉이다. 호수위로 솟아있는 기암절벽 위의 바위가 거북모양이라 그 바위가 물 속에 비친 모습이 마치 거북이가 노니는 연못 같아서 구담봉이라 일컫는 곳이다. 조금 더 나아가다 보면 단양팔경의 으뜸으로 꼽히는 비경을 만난다. 희고 푸른 여러 석봉이 죽순처럼 솟아올라 있는 옥순봉이 그것이다. 조선시대 퇴계 이황의 각별함으로 청풍에서 얻어왔다는 일화가 남아 있을 만큼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고 있다. ◇기차= 청량리역에서 새마을ㆍ무궁화 하루 6회, 서울역에서 평일 1회(오후6시10분), 휴일 2회(오전7시35분,오후6시10분) 무궁화호 열차 운행. 동서울터미널에서 단양행 버스 하루 12회 운행. 단양 시내에서 수산리 방면 시내버스 타고 장회나루 하차. 문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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