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미국 쇼트트랙 대표팀을 한국인 코치가 이끌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장권옥(39)씨. 장씨는 미국 쇼트트랙 대표팀을 맡기까지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는 경신고와 한국체대를 졸업한 뒤 지난 80년대 후반 국내에서 국가대표를 지냈고 92년까지 상비군 코치까지 맡았지만 국제대회에서 뚜렷한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그러던 중 94년 국내에서 빙상과 인연을 끊고 새 삶을 살기 위해 호주 시드니 KVB대학 건축학과에 입학했다. 호주에서 취미 삼아 어린 선수들을 가르치다 지도력을 인정받아 뉴사우스웨스트주 대표팀 코치를 맡았다. 하지만 이 때만 해도 다시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호주에서 학위를 받은 장씨는 2001년 미국 워싱턴으로 이민을 떠났고 정착 초기 아르바이트로 지역 클럽팀 선수들을 지도하게 됐다. 클럽 코치로 활동하면서 장씨는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제자를 만났고 그 제자의 재능을 활짝 꽃피우면서 미 대표팀 코치로 발탁됐다. 장 코치가 가르친 제자는 빙판에서는 보기 드문 흑인선수로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 세계기록 보유자인 샤니 데이비스. 장 코치를 만날 당시 데이비스는 고교 졸업반이었지만 ‘흙 속의 진주’에 불과했다. 하지만 장 코치는 데이비스를 일약 세계적인 스타로 키웠다. 빙상 선수 중 특이하게도 스피드스케이팅과 쇼트트랙을 겸하고 있는 데이비스는 이번 토리노올림픽에도 두 종목 모두 미국 선발전에 출전했지만 쇼트트랙은 6위에 그쳐 아쉽게 출전권을 놓쳤다. 장 코치는 “최대한 즐거운 마음으로 게임에 나서 메달 색깔 구분 없이 시상대에 오를 수만 있다면 바랄 게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