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미 재계회의 폐막] 亞환율절상 ‘뜨거운 감자’로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재계회의는 정례적인 안건외에 현안인 환율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했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미국의 막대한 무역적자를 들이대며, 아시아 국가들의 환율 절상과 정부의 개입 자제를 강하게 촉구한 것이다. 미국은 이번 회의에서 특히 ▲한국 노동 시장의 경직성에 대한 우려감 ▲BIT(한미투자협정) 및 FTA(자유무역협정) 체결에 대한 우리 정부의 미온적 태도 등을 이례적으로 강도높게 비판하는 등 각 분야에 걸쳐 통상불만을 드러냈다. ◇아시아 국가들 환율 절상해라= 미국측 재계 인사들은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를 상세하게 설명하며, 아시아 국가들의 `환율 장벽`을 따졌다. 미국측 위원장은 모리스 그린버그 AIG 회장은 “환율은 시장 메커니즘에 맡겨야 한다”며 아시아 국가들의 지나친 외환시장 개입을 자제할 것을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특히 프레드 버거스텐 국제경제연구소(IIE) 원장은 “달러화에 고정된 중국의 위안화 절상이 필요하다”며 “투기적 요인을 없애기 위해서는 위안화를 한꺼번에 25%정도 절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국이 이 정도 폭으로 절상하면 한국도 10% 정도 절상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혀, 한국에도 절상의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한국정부의 우유부단 지적= 미국측 참석자들은 또 “한국정부가 지난 5년간 스크린쿼터문제를 이유로 협정체결을 지연시켜온 것은 너무 무성의한 거 아니냐”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논란을 빚고 있는 스크린쿼터에 대해 미국측은 현행 40%에서 20% 정도로 낮추는게 바람직하다고 밝혀, 종전의 완전 폐지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태도를 보였다. 미국은 이밖에 노동 문제 등에 대해서도 한국 정부의 우유부단함을 지적했다. 미국측 참석자들은 “한국에서 사업을 해본 사람들이 한국의 호전적인 노조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며 강변했다. 이번 회의에 이례적으로 참석한 김성태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한국의 노동문제에 대해 해명작업을 벌였지만 커다란 소득을 얻지는 못한 모습이었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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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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