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장기관리 체계 시급
매년 급증불구 10명중 8명 무직… 청소년 30%가 우울증"전원형 자급자족 정착촌등 적극 검토해야"
최인철 기자 michel@sed.co.kr
탈북자들이 매년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 취업을 하거나 정착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장기적인 차원의 탈북자 관리시스템 구축이 요구되고 있다.
4일 통일부 등에 따르면 탈북자 수는 2006년 2,000명을 넘어선데 이어 2007년 2,500명, 올해는 3,000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매년 급증하고 있지만 지원책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탈북자 ‘취업난’=탈북자들이 한국에 정착해서 살아가기란 매우 고단하다. 대학적십자사가 지난 2년동안 성인 탈북자 7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가운데 8명이 무직 상태였다.
특히 ‘남한내 사회적 위치’에 대해서는 86% 이상이 ‘하류층’이라고 답해 한국 정착생활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응답자들 중 40%는 북한에서의 사회적 위치가 중류층 이상이라고 답했다. 남한에 와서 계층 하락을 맛본 셈이다. 실제로 응답자의 월평균 소득은 46%가 50만원 미만, 37%가 50만~100만원 사이였다.
◇탈북청소년 ‘우울증’=탈북 청소년들의 정신적·신체적 건강상태도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정효지 교수팀이 탈북청소년 대안학교 학생 6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0%가 불안을 느끼고 30%는 비정상적인 우울 정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탈북 후 국내) 입국에서 현재까지 기간이 1년 미만인 대상자는 1년 이상인 대상자에 비해 우울증세가 있을 위험도가 12.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입국 1년 미만인 청소년의 정신건강을 개선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탈북청소년들의 흡연시기는 평균 14.3세로 국내 청소년들의 16.8세보다 2년 이상 빠르고 음주시작 연령도 16세로 국내 청소년보다 2~3년 빨라 알코올ㆍ니코틴 의존현상을 보였다.
◇자급형 탈북자 정착촌이 대안=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는 “기존 국내정착 시스템으로는 탈북자들의 정신적ㆍ육체적ㆍ경제적 문제 등으로 인한 복합적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없다”며 “새로운 자립자활 모델로 ‘전원형 자급자족 정착촌’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상황이 비슷한 탈북자들이 모여 의료ㆍ교육ㆍ훈련ㆍ복지ㆍ숙소를 공동으로 이용하면서 한국에 정착하기 위한 중간단계를 거치자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