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과감한 구리

제6보(101~126)


흑1로 따내자 좌상귀의 흑진이 상당히 커졌다. 계속해서 흑3으로 막자 좌하귀의 흑진도 엄청나게 부풀었다. 계가를 열심히 해보던 서봉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흑이 여유있게 앞섰어. 놀라운 일이로군. 싸울 때마다 피를 흘렸는데 전쟁은 이기고 있으니…. 이게 바로 이창호의 힘이라는 건가.” 백4는 대세점. 이곳마저 흑이 차지한다면 백은 절망일 것이다. 흑5와 백6은 배짱의 수순. 백6이 놓인 시점에서 다시 면밀한 계가를 해본 윤성현이 참고도1의 흑1 이하 5를 사이버오로에 띄우면서 말했다. “이것으로 이창호가 이깁니다. 반면으로 10집은 너끈해요.” 그런데 의외의 진행이 펼쳐졌다. 흑7이 놓였을 때 잠깐 생각에 잠겼던 구리가 훌쩍 손을 빼어 8로 달려가는 것이 아닌가 “괜찮을까?” 서봉수가 좌변을 한참 들여다보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버티는 수가 있구먼” 좌변에서 백이 손을 뺄 수가 없다는 것이 원래 검토진의 수읽기였다. 참고도2의 흑1과 흑3으로 대번에 큰 수가 난다고 읽고 있었다. 그러나 백에게는 4로 물러서는 묘방이 있었다. 흑은 후수로 7에 넘어가야 한다. 그것을 읽고 구리는 과감히 손을 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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