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경제소사/11월18일] 조지프 케네디 권홍우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격’이라는 여론이 들끓었다. 1934년 조지프 케네디(Joseph Kenndyㆍ당시 46세)를 초대 증권거래위원장에 임명한 데 대한 반응이다. 그럴 만했다. 지독한 투기꾼이었으니까. 상승 또는 하락 한 방향만 공략하는 여느 투기꾼과 달리 그는 한 종목의 가격을 올렸다 내렸다 마음껏 조종하며 돈을 벌었다. 작전을 펼치면 호텔 방에 몇 달을 머물며 치밀하게 시세를 움직였다. 1929년 주가 대폭락 직전 시장을 빠져나온 일화도 유명하다. 구두닦이 소년까지 투자에 나서자 하락장세를 직감하고 모든 주식을 처분, 재산을 지켰다. 객장에 나타난 장바구니 든 아줌마를 보고 주식을 판 격이다. 금주법 아래 밀주 매매로도 부를 쌓았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왜 증시개혁의 핵심인 증권거래위원회(SEC) 수장에 불법의 대명사인 조지프를 앉혔을까. 빚 때문이다. 선거자금을 댄 조지프에 대한 보상 차원. 조지프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 불법을 근절하는 한편으로 유가증권 인수를 꺼리던 투자은행들을 설득해 시중 자금흐름의 정상화도 이끌었다. 루스벨트에게 부름을 받은 조지프는 1935년 위원장직을 사임하고 대통령 특사로 일하다 1938년 영국대사직을 맡았다. 투기꾼에서 주류밀매업자ㆍ공직생활ㆍ은퇴까지 그의 삶을 일관한 것은 재산 증가. 1957년 포브스지가 처음으로 부자순위를 발표했을 때 미국 9위 부자로 꼽혔다. 막대한 재산은 둘째아들 존 F 케네디가 35대 대통령에 오르는 데 유용하게 쓰였다. 대통령에 법무장관, 상원의원 3명, 하원의원 2명을 배출한 케네디 왕국의 창시자 조지프는 1969년 11월18일 81세로 눈을 감았다. 아들 둘을 암살로 잃은 뒤였다. 불법의 크기만큼 성공과 불행을 맛본 셈이다. 입력시간 : 2006/11/17 16: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