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내수침체에다 저금리로 적절한 투자 대상을 찾지 못하면서 대기업ㆍ중소기업에 이어 개인들마저 해외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산업공동화를 넘어 국내 개인자금의 ‘엑소더스’로 확대되면서 한국경제에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7일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7월 말까지 개인과 개인사업자들의 해외 직접투자는 951건, 2억2,7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건수는 74.5%, 금액으로는 76.5%나 급증했다.
특히 7월 한달 동안 이뤄진 전체 해외 직접투자 339건 가운데 개인과 개인사업자들이 175건, 51.6%를 차지해 사상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올 들어 7월 말까지 전체 해외 직접투자 29억9,700만달러에서 개인과 개인사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7.6%에 달했다.
해외 직접투자에서 개인과 개인사업자들의 비중은 2001년 2.7%, 2002년 4.7%, 2003년 6.8% 등으로 꾸준히 높아져 우려를 낳고 있다. 개인과 개인사업자들이 투자지역으로 꼽는 곳은 미국과 중국으로 세계경제의 양대 축에 해당하는 지역이다. 특히 이들 지역에 대한 부동산 투자가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들의 해외투자 못지않게 해외송금도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 개인들이 해외에 있는 친척이나 가족에게 보낸 자금인 경상이전 대외지급액은 58억5,62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2% 증가한 것이며 이민을 떠나는 사람들의 이주비와 교포들이 국내 재산을 처분하고 빼간 자금을 합친 자본이전 대외지급액도 8억6,720만달러로 23.5%의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수출입은행의 한 관계자는 “저금리 등으로 적당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개인투자자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면서 빠져나가는 금액이 대폭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개인에 이어 중소기업들이 7월까지 해외에 직접 투자한 금액은 11억4,1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7.2%, 대기업은 16억2,900만달러로 64.2% 증가하는 등 기업들의 해외투자 증가세도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