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설을 즐겁게] 입술 붉은색 띠어야 국산 참조기

고사리, 줄기 짧고 가늘며 연한 갈색에 털 적어야<br>쇠고기는 선홍빛에 흰색 지방 촘촘 섞여야 맛좋아<br>중국산 건대추는 과육 말랑말랑하고 씨 쉽게 빠져


예부터 살림은 빠듯해도 차례상에 오르는 음식값은 깎지 않는다고 할 만큼 중요하게 여겨졌던 제수 음식. 품질 좋은 상품을 제대로 구입하려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주부들의 안목이다. 설 차례상에 올라가는 다양한 음식 가운데 나물과 과일, 소고기, 수산물 등을 중심으로 신선하고 맛 좋은 상품 고르는 방법을 알아보자. ◇삼색나물 재료 고르기=도라지 나물을 고를 때 국산 통도라지는 대개 2~3년근을 수확하기 때문에 중국산에 비해 가늘고 짧으며 잔뿌리가 비교적 많고 원뿌리도 2~3개로 갈라져 있는 것이 많다. 겉에는 흙이 많이 묻어 있으며 수확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신선한 것이 특징. 반면 중국산은 깨끗하게 손질돼 있고 수확한지 오래 되어 변한 것이 많다. 찢은 도라지의 경우 국내산은 길이가 짧고 둥글게 말리지 않는 반면, 중국산은 길이가 길고 둥글게 말린다. 한 입 씹어보면 국내산은 섬유질이 적어서 부드럽고 독특한 향기가 강하지만, 중국산은 노란 색을 띄고 질기면서 소독약 냄새가 섞여 난다. 고사리도 국내산은 줄기가 짧고 가늘다. 색깔은 연한 갈색이고 털이 적으며, 물에 담그면 빨리 부풀고 옅은 검은 색을 띠게 된다. 중국산은 굵고 긴 줄기의 윗부분에 잎이 거의 남아있지 않으며, 진한 갈색이고 털이 많다. 향기가 약하고 물에 담그면 부푸는 속도가 느린 것도 중국산의 특징. 시금치는 뿌리 색깔이 짙은 빨간색을 띠고 잎이 눕혀진 것이 맛이 좋다. 잎은 싱싱하고 윤기있는 녹색이 좋으며, 색이 너무 짙으면 오히려 좋지 않을 수도 있다. 황갈색으로 변색된 잎이 붙어 있는 것은 피하고, 잎 면적이 넓은 것을 고르도록 하자. ◇윤기나는 우리 과일 고르기= 전통적으로 차례상에 오르는 과일은 대추, 밤, 감(홍시 또는 곶감), 배. 대추의 경우 통상 설에는 건대추를 올리는데, 국산은 잘 말라 과육이 단단하고 과육과 씨가 잘 분리되지 않지만, 중국산은 과육이 말랑말랑하고 씨가 쉽게 분리된다. 꼭지가 붙어 있지 않거나 꼭지와 배꼽부위가 편평한 면을 이루고 있는 것, 표면에 마모된 흔적이 많은 것 역시 중국산일 가능성이 높다. 곶감은 과육에 탄력이 있고 표면에 흰가루가 알맞게 있으면서 꼭지 부위에 껍질이 아주 적게 붙어 있는 것이 국내산이다. 반면 중국산은 과육이 딱딱하거나 물렁물렁하고 표면에 흰가루가 많거나 아주 적게 있으며 꼭지 부위에 껍질이 많이 붙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배는 맑고 선명한 황갈색에 윤기가 나고 탱글탱글한 것이 좋다. 또한 배 고유의 점 무늬가 큰 것이 좋으며 꼭지 부분이 없는 것이 맛이 좋다. 배꼽 부분은 넓고 깊을수록 과육이 많다. 사과를 고를 때는 껍질에 탄력이 있고 손가락으로 튕겨 봤을 때 맑은 소리가 나는 것이 좋다. 표피가 너무 매끄럽고 윤이 많이 나면 오히려 맛이 없으며, 골고루 붉은 색을 띠는 것이 햇빛을 많이 받아 당도가 높다. 밤은 알이 굵고 윤택이 나면서 껍질이 깨끗한 것이 국내산이다. 알이 잘고 껍질에 먼지나 흙이 묻어 있는 것은 중국산인 경우가 많다. ◇신선한 축ㆍ수산물 고르기= 쇠고기는 선홍색이나 밝고 붉은 빛이 도는 제품이 좋다. 냉동은 좀 더 붉고 진한 색을 띠지만 녹으면서 본래의 밝은 빛깔로 돌아온다. 검붉은 색이라도 먹기에 지장은 없지만, 갈색을 띤다면 신선하지 못한 것이다. 쇠고기를 고를 때는 빛깔 외에도 지방을 봐야 한다. 지방은 노란색보다 흰 색이 더 맛이 있는데, 어리고 영양가가 높은 소일수록 지방에 흰색이 강해진다. 지방은 살 속에 좁쌀 모양으로 박혀 있는 것이 살 속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맛을 좋게 해 준다. 냄새를 맡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인데, 정상적으로 유통된 고기는 냄새가 없다. 만일 진공 포장상태를 연지 2~3분 후에도 냄새가 없어지지 않는다면 변질되기 시작한 것으로 봐도 된다. 차례상에는 붉은살과 ‘치’자가 들어가는 생선은 사용하지 않고, 대개 조기나 도미 등을 찜으로 올리며, 대구, 명태 등을 전으로 올린다. 수산물은 선도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구입시 특히 주의해야 할 품목. 우선, 눈이 선명하고 맑은 색을 띠는지, 살에 윤기가 흐르는지, 아가미가 선홍색을 띠는지, 비린내는 나지 않는지, 배가 단단한지를 확인한다. 국내산 참조기는 머리와 몸체 사이에 움푹 패인 굴곡이 있으며, 입술은 붉은색을 띠고 배 부분은 황금색을 띤다. 몸 전체가 다소 두툼하고 두꺼운 편이며 다른 조기에 비해 두 줄로 두껍고 선명한 옆줄이 특징. 참조기와 가장 비슷한 부서는 몸 전체가 가늘고 다소 길며, 몸통의 비늘이 크고 머리쪽의 비늘은 작은 편이다. 옆줄은 가느다란 외줄이다. [차례상 차리기] 병풍치고 상위에 흰종이 먼저 매년 차려도 헷갈리는 것이 설날 차례상 상차림이다. 근래 간소화 추세로 옛날만큼 까다로운 상차림은 아니라고 하지만 놓는 음식 가짓수도 많은데다, 놓는 위치와 방향까지 일일이 정해져 있는 차례상 차리기는 여전히 대부분 주부들에게는 부담스럽기만 하다. 설날 차례상을 차리기 앞서 우선 준비해야 할 것은 병풍과 상. 병풍은 북쪽을 향해 치고 상을 편 다음 흰 종이를 깐다. 가장 위쪽 한가운데에 신위(지방)을 놓고 양쪽에 촛대를 세우면 음식 놓을 준비 끝. 신위 앞부터 1열로 쳐 다섯줄을 기본으로 상을 차린다. 방향은 제주가 제상을 바라본 자세에서 오른쪽이 동쪽,왼쪽은 서쪽이다. 1열에는 떡국과 수저, 잔을 놓는다. 떡국은 오른쪽, 술잔은 왼쪽에 차리며, 제삿밥 대신 떡국을 올리는 만큼 떡과 국수는 따로 놓지 않아도 된다. 2열은 서쪽부터 전, 적(구이), 조기 순으로 상을 차린다. '어동육서'라 해서 육류는 왼쪽에, 생선은 오른쪽에 놓는 것이 원칙이며, 전은 소전, 어전, 육전을 조금씩 한 접시에 내놓아도 무방하다. 생선을 놓을 때는 '두동미서'라 하여 머리는 동쪽,꼬리는 서쪽을 향하게 한다. 조기 대신 다른 생선을 올려도 되지만 갈치, 꽁치처럼 '치'자가 들어간 생선은 놓지 않는다. 3열에는 탕을 올리는데, 소탕, 어탕, 육탕 대신 세가지를 한 그릇에 합친 합탕 하나면 된다. 탕에는 고춧가루를 넣지 않은 상태에서 국물은 빼고 건더기만 놓는다. 4열은 왼쪽부터 포, 숙채, 밥알만 뜬 식혜를 올리는데, 이를 '좌포우혜'라 한다. 포는 어포나 육포 중 하나만 골라 쓰면 되고, 도라지, 고사리, 시금치 등의 삼색나물을 한 그릇에 담는다. 또 동치미, 나박김치 등의 침채도 준비해 동쪽에 놓고 나물류는 서쪽에 둔다. 5열에는 과일을 놓는데 밤, 대추, 곶감 등 3가지가 기본이다. 홀수로 놓는 과일은 3개만 올려도 충분하다. 놓는 순서는 '홍동백서'라하여 붉은 색이 동쪽, 흰색이 서쪽으로 가도록 한다. '조율이시'라 하여 대추, 밤, 배, 감 순서로 놓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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