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주물업체 "7일부터 납품중단"

대기업 납품단가 현실화 요구 무시에 반발<br>300여개社 참여…"확답 없을땐 가동 중단·사업자등록증 반납"

국제원자재가 폭등으로 국내의 전산업계가 들썩이는 가운데 중소업체들이 납품중단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놓았다. 이들은 수요처가 납품단가를 현실화하지 않을 경우 가동중단과 사업자등록증 반납까지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번 사태가 원만히 해결되지 않을 경우 수직으로 연결된 벤더업체들은 물론 대기업들의 생산차질까지 빚어져 국내 산업계에 큰 파장이 일 것으로 우려된다. 전국의 300여개 주물업체들은 7일부터 3일 동안 한시적으로 대기업 납품을 중단한다고 6일 밝혔다. 서병문 주물조합 이사장은 “6일까지 대기업들에 납품가격을 현실화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며 “당초 결의한 대로 7일부터 납품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주물조합 소속 150여개 중소기업들은 지난 2월29일 결의대회를 열어 대기업이 납품가격을 충분히 올려주지 않을 경우 사업자등록증 반납과 납품중단에 나서겠다고 경고했었다. 서 이사장은 “주물조합 소속 240개 회원들은 물론 비회원들까지 동조하고 있어 전국의 300여개 기업이 납품중단에 참여할 것”이라며 “고철ㆍ선철 등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생산할수록 적자를 보는데도 대기업들은 나 몰라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주물업체들은 9일까지 일시적으로 납품을 중단한 한 뒤 오는 15일까지 대기업들의 확답이 없을 경우 다시 납품을 중단하고 4월1일부터는 가동중단과 사업자등록증 반납을 단행하기로 결정했다. 주물업체들의 이 같은 실력행사에 대해 자동차ㆍ조선ㆍ기계 등 관련 대기업들은 “우리도 원자재가 폭등으로 똑같은 어려움에 처해 있다”며 일방적인 처사를 자제해줄 것을 요구했다. 조선업계는 최근 일본 철강업체들이 조선용 후판 가격을 전년 대비 20% 이상 인상하는 등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가뜩이나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상황에서 중소기업들의 납품 가격 인상요구에 이은 납품중단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원자재 파동을 같이 겪고 있는 중소기업의 입장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우리도 부품을 납품하는 거래선의 요구를 일일이 들어줄 형편은 못 된다”고 전했다. 자동차업계도 주물업체들의 납품중단 방침에 대해 “원자재 가격 상승이 주물업체뿐 아니라 완성차 메이커에도 수익성 악화의 한 요인으로 작용하는 상황에서 납품중단은 일방적인 처사”라고 밝혔다. 강철구 자동차공업협회 이사는 “자동차 한대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총 2만여개의 부품이 필요하며 단 한 개의 부품이라도 빠지면 출고할 수 없다”면서 “부품공급이 끊기면 자동차 생산은 물론 수출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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