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한중일 바둑 영웅전] 쉬운 길을 찾아서

제7보(119∼144)



구리가 흑23으로 끊는 것을 보고 검토실의 서봉수9단이 흐흐흐 웃었다. 그 심정 이해가 간다는 뜻이었다. "깡패처럼 두고 있군. 일단은 축도 장문도 되지 않으니까 무조건 끊어놓고 보겠다는 거야."(서봉수) 여기서 이세돌은 한참 뜸을 들였다. 우상귀는 아직 완전한 흑집이 아니다. 백이 먼저 손을 대면 큰 패를 낼 수가 있다. 하지만 형세도 좋은데 구태여 패를 낼 필요가 있을까. 이세돌은 망설이고 있다. 생중계실의 안조영9단은 참고도1의 백1 이하 흑14를 소개했다. "이런 진행이 예상됩니다. 패는 패지만 이단패이기 때문에 흑이 몹시 부담스럽지요. 백이 이 패를 겁낼 필요는 없겠지만 그래도 좀 신경은 쓰입니다. 이세돌이 어떤 결정을 할는지 궁금합니다."(안조영) 이세돌은 패를 피해 버렸다. 그는 실전보의 백26으로 한번 더 미는 해법을 찾아낸 것이었다. "아하. 패를 할 필요도 없다는 얘기군요."(안조영) 안조영이 참고도2의 백1 이하 백11을 만들어 사이버오로 생중계사이트에 올렸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길을 백이 찾아냈다는 설명이 붙어있었다. 실전의 진행은 안조영의 예상도와 조금 차이가 났다. 참고도2의 백5가 아니라 실전보의 백34 이하 38로 그냥 탈출하는 길을 선택한 것. 흑에게 39로 모는 수를 허용한 것이 백으로서는 조금 아깝지만 이세돌은 가장 쉬운 길을 찾아낸 것이었다.(4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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