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선택과목간 난이도 조정 실패 논란

만점자 많은 선택과목 오히려 '불리' <br>일부선 "원점수 만점에 같은 표준점수 부여해야"

"어? 똑같이 원점수 만점인데, 표준점수가 왜 이래..." 14일 수능성적표를 받아든 수험생은 자신의 표준점수가 원점수와 엄청난 차이를보인다는 사실에 놀랐을 것이다. 지난달 17일 수능시험이 끝났을 때만 해도 원점수를 기준으로 6월과 9월 모의고사 등에 비해 "점수가 잘 나왔다"며 즐거워했던 수험생 가운데 일부는 자신의 표준점수가 다른 수험생보다 낮다는 사실에 낙담할 수도 있고 "시험을 망쳤다"며 울상이었던 수험생은 예상보다 높은 표준점수를 받아들고 다시 생기발랄해질 수 있는 것. 똑같이 모든 항목을 다 적중해 원점수로 만점을 받았는데 자신이 선택한 과목과다른 수험생이 선택한 과목 사이에 표준점수 차이가 크게는 37점까지 생겼다면 이를쉽게 수긍할 수 없는 것이 원점수에 익숙한 상황에서는 당연하다는 게 입시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예년에는 전년 대비 총점의 등락폭이 `난이도'의 개념이었다면 올해부터는 선택과목간 표준점수의 격차가 `난이도' 성패를 가름하는 잣대로 바뀐 셈. ◆과목간 표준점수 격차, 난이도 실패 논란 = 원점수 만점자의 표준점수 차이가수리 `가'-`나'형간 9점, 사회/과학/직업탐구 6~13점, 그리고 제2외국어/한문에서는무려 37점에 달해 난이도 조정에 실패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상위 4%'라는 1등급의 비율도 탐구 및 제2외국어/한문영역 일부 선택과목은 10%를 넘는 경우가 비일비재해 평균점수를 중심으로 정상분포를 이뤄야 할 표준점수를 제대로 산출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채점위원장인 박성익 서울대 교수(교육학)는 이에 대해 "이를 난이도 조절의 실패로 단정하기는 어려우며 난이도와 성적분포 경향성은 그 과목을 선택한 수험생 집단의 특성, 응시생 숫자, 교과목 성격 등의 변수가 상호 작용하는 것으로 기술적으로 맞추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출제위원과 검토위원, 일선 교사들이 최대한 노력했지만 전체 51개 과목가운데 몇 과목은 난이도를 기대하는 수준에 맞추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정강정 평가원장도 "선택과목은 교과내용과 출제위원, 응시자 등 3대 변수가 모두 달라 난이도를 100% 맞추기는 불가능하다"고 토로했고, 남명호 평가원 수능연구관리처장은 "수험생이 대부분 3~4과목을 선택했기 때문에 선택과목의 성적을 더하면점수 차이는 크게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교육부와 평가원은 표준점수가 일부 문제점을 보이더라도 이는 선택과목 성적을원점수로 제공했을 때 나타나는 점수 왜곡현상 등에 비하면 훨씬 적은 것이라며 올해 처음 도입된 표준점수제를 면밀히 분석해 보완은 하되 원점수로 다시 돌아갈 수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일부 수험생과 학부모는 "시험을 쉽게 출제, 만점자가 나온 것은 수험생의 탓이 아니고 시험을 어렵게 냈더라도 만점을 받을 수 있는 수험생이 똑같이 낮은표준점수를 받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원점수 만점에 대해서는 같은 표준점수를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표준점수 격차는 백분위로도 보완 어려워 = 교육부는 표준점수의 점수차를 보완할 수 있도록 대학별로 백분위를 사용하거나 백분위.표준점수를 자체 변형해 활용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정시모집 전형에 반영하는 모든 영역에서 표준점수만 활용하는대학이 68곳, 백분위만 사용하는 대학이 100곳, 등급만 활용하는 대학이 1곳 등이라는 것. 그러나 원점수로 만점자가 많아 표준점수가 낮으면 백분위를 활용하더라도 보완하기 어렵다는 게 입시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원점수로 만점을 받아 표준점수로 그 과목에서 가장 높은 성적을 받았더라도 백분위 성적이 `100'이 되지 않는다는 것. 예컨대 만점자가 20%일 경우 백분위 최고점수는 90점, 만점자가 10%라면 백분위최고점수는 95점이다. 원점수 만점자가 17.37%로 그 표준점수가 61점인 윤리의 경우 백분위는 92~93점이고 원점수 만점자가 11.86%로 역시 그 표준점수가 61점인 한국지리의 백분위 점수는 94점 정도이며 만점이 4.35%로 표준점수가 66점인 법과사회는 백분위가 98점 안팎이다. 이영덕 대성학원 평가실장은 "만점자가 많으면 표준점수보다 백분위에서 오히려더 많은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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